그래픽 = 이정희 기자 ljh994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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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케미칼의 주력사업은 유화와 태양광사업이다. 태양광사업은 2010년 중국 태양광업체 솔라펀(Solarfun)을 인수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하지만 이후 4년간 영업적자를 면치 못했다. 태양광 수요가 둔화되는 가운데 원가 경쟁력과 마케팅 능력도 경쟁사를 뛰어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2012년 독일 큐셀을 인수한 뒤 지속적인 원가 절감과 신시장 개척 등을 통해 기업 체질을 강화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내년 태양광사업 영업이익 1500억 예상

'3대 호재' 태양광사업, 깜짝 실적…유화도 바닥 치고 수익성 ↑
태양광사업은 올해부터 본격적인 실적 턴어라운드가 예상된다. 태양광사업 영업이익은 2014년 86억원에서 2015년 280억원, 2016년 1500억원 등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실적 개선의 주요 요인은 원가 절감 노력과 태양광 수요 확대, 반덤핑 이슈 등 3가지다.

첫째, 합병을 통한 원가 개선이 예상된다. 큐셀과 솔라원의 합병으로 공통 비용을 절감했고 기술 이전을 통한 수율 개선 같은 시너지 효과로 원가가 추가로 낮춰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둘째, 셀·모듈 증설을 통한 규모의 경제를 달성할 수 있다. 2014년 말 기준 한화케미칼은 태양광 셀 생산 능력 세계 1위 기업으로 도약했다. 올해 말 트리나와 JA솔라의 증설로 1위 자리를 빼앗길 가능성도 있지만 생산원가와 기술설비에서 우위에 있는 말레이시아 설비 증설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분석이다.

셋째, 중국과 미국의 태양광 제품 반덤핑 이슈에 따른 반사이익을 기대할 수 있다. 중국과 대만산 모듈은 높은 반덤핑 관세로 인해 한화케미칼 제품에 비해 미국 내 가격 경쟁력이 크게 뒤처지고 있다. 게다가 2016년 투자세액공제(ITC) 종료를 앞두고 미국 내 태양광 설치 수요가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이에 따라 한화큐셀의 미국 모듈 수출 물량은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한화케미칼은 지난 4월 미국 넥스트에라와 약 1조원 규모의 모듈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경쟁사와 비교해보면 한화케미칼의 우수한 수익 창출 능력을 확인할 수 있다. 중국을 대표하는 태양광업체 잉리에너지의 2014~2016년 평균 영업이익률은 0.2% 수준에 불과하다. 한화큐셀은 1.9% 수준이다.

물론 한화케미칼이 풀어야 할 숙제도 있다. 태양광발전사업의 비중 확대가 필요하다. 태양광발전사업에 조기 진출한 캐나디안솔라의 2014~2016년 평균 영업이익률은 11%로 추정된다. 중국 솔라원 공장의 원가 경쟁력도 제고해야 한다. 이를 위해 공정 개선, 웨이퍼 수율 향상 등의 노력을 병행해야 한다.

유화사업부, 올해부터 점진적 실적 개선

유화사업부는 2011년 이후 3년간 실적이 감소했다. 지난해엔 영업적자까지 기록했다. 중국의 수요 둔화와 공급 과잉으로 수익성이 급락했다. 2011년 본격적인 상업 생산을 시작한 중국 생산법인 닝보 PVC도 중국 건설경기 둔화 등의 요인으로 4년 연속 영업손실을 냈다.

하지만 올해부터 한화케미칼의 유화사업부 실적은 개선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저유가에 의한 공급 축소로 PE제품의 수급 균형이 개선됐고 나프타 가격 하락으로 에틸렌베이스 PVC 가격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높아진 것이 실적 증가의 요인으로 꼽힌다.

PE 스프레드는 2013년부터 개선되기 시작하였다. 평균 스프레드 추이를 보면 2012년 t당 413달러에서 2013년 558달러, 2014년 665달러 등으로 빠르게 상승했다. 가격과 스프레드 모두 2006~2007년 고점을 이미 넘어섰다. 2015년 평균 PE 스프레드는 t당 730달러로 예상된다. 이런 업황은 지속적인 공급 축소에 따른 결과다. 과거 3년간 에틸렌 신·증설이 억제됐고 이에 따라 PE 생산 능력도 늘지 않았다. PE 수요 증가는 연평균 300만t 내외였지만 2012~2014년 PE 신·증설은 230만t에 불과했다. 이런 수급 불균형이 누적되면서 PE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다는 의미다.

만성적인 영업적자에 시달리던 중국 닝보 PVC 법인도 3분기 누적 영업손익 기준 흑자로 전환했다. 에틸렌 투입 가격이 하락한 데다 카바이드 PVC 대비 원가 경쟁력이 높아졌다.

중국의 건설 경기 둔화로 PVC 수요는 여전히 부진하지만 국제유가와 나프타 가격 하락으로 경쟁 설비(석탄방식) 대비 원가 경쟁력이 상승했다. 높은 전력 비용과 열악한 설비 경쟁력 등을 따져보면 중국 연안지방의 석탄 설비 방식 PVC 가동률은 50% 미만으로 떨어질 전망이다. 반면 닝보 PVC 법인은 원가 경쟁력을 토대로 중국 연안지방 PVC 시장 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다.

앞으로 유화사업부에 기대하는 부분은 PE와 PVC에 편중된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려는 노력이다. 글로벌 종합화학기업들은 PE와 PVC 같은 합성수지사업뿐 아니라 방향족, 정밀화학, 수처리, 농약·바이오사업 등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삼성토탈과 삼성종합화학 인수도 화학사업 포트폴리오 확대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백영찬 < 현대증권 리서치센터 애널리스트 yc.baek@hdsrc.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