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직업병 보상 수용…"인과관계 확인 안 됐지만 지원"
SK하이닉스의 반도체 공장 환경과 직업병의 인과관계를 1년간 조사해온 산업보건검증위원회(검증위)가 25일 “인과관계 유무를 확인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SK하이닉스는 이에 대해 “기업의 사회적 역할을 하겠다”며 직업병 의심 질환과 관련해 전·현직 임직원과 협력사 직원에게 보상하겠다고 밝혔다.

검증위는 이날 서울 광화문 교보빌딩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장재연 검증위원장(아주대 예방의학교실 교수)은 “일부 공정에서 발암물질 중 하나인 비소와 황산을 노출했지만 법적 문제가 되는 기준 대비 10% 미만으로 소량이었다”며 “희귀 질환은 인과관계 평가 자체가 근본적으로 어려워 판단을 유보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검증위에 따르면 SK하이닉스에서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발생한 암 환자는 108명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반도체 공장 직업병 관련 문제가 불거지자 지난해 10월 산업보건 전문가 5명, 시민단체 관계자 1명, 법률 전문가 1명 등 7명으로 검증위를 꾸려 1년간 공장 보건 실태를 조사했다. 이들은 SK하이닉스 공장에서 사용하는 화학물질 860종, 각종 질병 발병률 등을 종합 조사한 결과를 이날 발표했다.

검증위는 다만 검증 결과와 관계없이 회사 측에 포괄적 지원 보상을 권고했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인과관계가 입증되지 않으면 보상받지 못하는 직원들의 어려움에 초점을 맞췄다. 장 위원장은 “인과관계가 아예 없다고 볼 수도 없다”며 “인과관계를 따지지 않고 직원들의 치료와 일상 유지에 필요한 수준은 지원해주는 포괄적 지원보상 체계를 제안한다”고 말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