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일이면 책을 읽고 음악을 듣고 공연을 즐긴다. 월급의 일부를 모아 여행 계획을 짜고 쇼핑은 온라인으로 한다. 독서와 엔터테인먼트, 여행과 쇼핑 등은 소비를 자신에 대한 투자로 여기는 요즘 젊은 층에 ‘작은 사치’의 영역으로 꼽힌다. 증시 전문가들이 관련 사업영역을 아우르고 있는 인터파크의 실적 개선세에 주목하는 이유다.
인터파크 '작은 사치' 중심에 서 있다
○여행 부문이 실적 견인

24일 인터파크는 0.86% 오른 2만3450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 9월 중순 이후 줄곧 2만1000원대던 주가는 이달 들어 상승세를 타고 있다. 지난 3분기엔 분기 사상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영업이익(83억원)은 지난해 동기 대비 43.8% 증가했다. 도서, 엔터, 쇼핑, 여행 등 주요 사업부문 중 여행사업의 기여도가 컸다. 지난 3분기 인터파크 거래총액(7459억원) 중 여행(3910억원)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의 52%에 달했다. 영업이익률은 26.5%로 회사 전체의 수익성 강화에도 한몫했다.

증권업계는 내년도 여행부문의 매출은 27%(1043억원), 영업이익은 38%(160억원) 각각 늘어 인터파크의 실적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동희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올해 세계 온라인 여행업체들의 평균 주가상승률(34%)에 비하면 인터파크 주가 상승률은 낮은 편”이라며 “이익 증가와 해외사업 확대로 인한 잠재력을 감안하면 주가 상승 여력이 크다”고 말했다.

인터파크 주가는 지난해 말 대비 2.18% 올랐다. 국내에서 여행업계 1위인 하나투어(45.1%)는 물론 인터파크와 2위 자리를 놓고 다투고 있는 모두투어(34.71%)의 주가 상승률에도 크게 못 미친다.

여행사업에 비해 부진한 도서, 쇼핑사업부문의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신사업의 성장성도 감안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인터파크는 지난달 2일 금융위원회에 예비인가 신청서를 내고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준비 중이다. 내년 4월엔 합작법인(JV) 형태로 인도네시아 최대 미디어그룹 KMK와 온라인여행사를 설립할 계획이다.

강동화 인터파크 최고재무책임자(CFO·부사장)는 “인터넷전문은행 인가를 확보하면 중신용등급 고객의 과도한 이자 부담을 줄이는 데 집중할 것”이라며 “인도네시아 JV는 5년 안에 인도네시아 온라인여행시장 1위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도서, 쇼핑부문은 ‘레드오션’

여행사업이 단연 돋보이는 성과를 내고 있지만 사업부문별 고른 성장은 과제라는 지적이다. 책 소비가 줄면서 국내 도서 유통시장 자체가 정체 국면인 데다 인터넷 서점시장 규모도 2012년 이후 줄고 있다. 온라인 쇼핑은 시장이 커지고 있지만 기존 오픈마켓 사업자에, 오프라인 유통업체, 홈쇼핑업체들까지 뛰어들면서 경쟁은 더 치열해졌다.

김윤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쇼핑, 도서부문은 전사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높지만 이익보다는 사이트 방문자 수 유입 증가에 따른 시너지 창출에 주력하고 있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 3분기 기준 사업부문별 매출은 도서가 42%, 쇼핑은 18%에 이르지만 영업이익의 대부분은 여행과 엔터사업부문에서 나오고 있다. 강 부사장은 “도서부문에서는 출판 투자, 전자책(e-Book) 등으로 활로를 찾고 있고 쇼핑은 브랜드 인지도 강화, 고객 충성도 확보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며 “현재 이익 증가는 여행, 엔터사업이 이끌고 있지만 쇼핑, 도서부문 실적도 점차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