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 전 대통령의 빈소에는 지난 60년 한국 정치판을 수놓은 주요 인사들의 행렬이 끊이지 않았다.

국가장 첫날인 22일 서울대병원에 마련된 빈소에는 과거 보필했던 측근부터 파트너, 정적들까지 다양한 인물들이 세대와 정파를 가리지 않고 등장했다. 이들은 일제히 김 전 대통령의 서거를 슬퍼하고 영면을 기원했다.

'상도동계'란 별칭이 달린 민주계 인사들부터, 경쟁자였던 김대중 전 대통령의 '동교동계' 인사들까지 일제히 몰렸다.

김 전 대통령이 평생 '타도'의 대상으로 삼았던 옛 공화당계와 민정계 인사들도 이따금 눈에 띄었다.

시대별로는 김 전 대통령처럼 한국전쟁 종전과 함께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노정객들부터 이제 중진이 된 이른바 'YS 키드'들이 한 데 모였다.

김 전 대통령의 정치적 동지였던 94세의 이철승 전 신민당 총재와 김수한 전 국회의장, 박관용 전 국회의장 등은 김 전 대통령과 함께 평생을 민주화 투쟁에 몸바친 투사들이었다.

최측근이었던 최형우 전 내무부 장관은 몸이 불편한데도 한 달음에 달려와 오열했다.

핵심 멤버였던 김덕룡 전 의원과 새누리당 서청원 최고위원도 자리를 지켰다.

14대와 15대 총선 때 김 전 대통령이 직접 발탁했던 이명박 전 대통령, 이인제 의원, 이재오 의원, 김문수 전 경기지사,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도 조문 행렬에 동참했다.

상도동계 마지막 세대인 정병국 의원과 상도동계는 아니지만, 여권 내부에서 민주계를 정신적 뿌리로 여기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젊은 초선 의원들도 모습을 보였다.

젊은 초선 의원들은 'YS 키즈'인 김무성 대표와 서청원 최고위원이 키워낸 대를 이은 '3세대 키즈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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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치사의 인맥 흐름이 한 세대를 건너 YS 빈소에서 이어지는 장면이기도 했다.

이청준의 소설 '축제'에서 장례식장에서 오랜만에 해후한 친지들이 고인을 회상하며 앙금을 풀었듯 김 전 대통령의 빈소도 화해의 분위기로 가득했다.

야권에서는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 문희상 유인태 전병헌 의원, 김부겸 전 의원 등이 조문 왔고, 정대철, 한화갑, 정동영 전 의원도 직접 빈소를 다녀갔다.

여권의 다른 한 축인 '공화·민정계' 출신으로는 김종필 전 국무총리, 박희태 전 국회의장 등이 고인을 애도했다.

이날 빈소에 모인 노·장·청의 정치인들은 세대와 정파를 가리지 않고 김 전 대통령과의 추억을 중심으로 정겹게 과거를 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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