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0만년 뒤 한반도·호주는 '한몸'
북반구에 있는 한반도와 일본이 이르면 5000만년 뒤에는 호주와 육지로 연결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미국과학진흥협회(AAAS)가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19일자는 알프레트 베게너가 현재의 대륙이 움직인다고 주창한 첫 논문을 발표한 지 100년을 맞은 것을 기념해 이런 내용을 담은 ‘대륙이동설’ 연구의 어제와 오늘을 집중 조명했다.

독일 지질학자 베게너는 1915년 지금의 대륙들이 2억년 전 ‘판게아(초대륙)’라는 하나의 커다란 대륙이 나뉘어 생겨났다는 ‘대륙이동설’을 정리한 모노그래프(단행본 형태로 쓴 논문)를 발표했다. 이후 과학자들은 1960년대 지구 표면이 여러 개의 딱딱한 지각(地殼)으로 이뤄졌다는 판구조론을 내놨다. 판구조론에 따르면 지구를 둘러싼 지각은 하나가 아니라 유라시아판, 아프리카판, 인도판 등 14개의 커다란 판으로 나뉘어 있다. 판의 경계에선 지금도 날마다 새로운 지각이 생기고 다른 한편에선 지각이 맨틀로 밀려들어 간다. 이 과정에서 판들은 지구 내부의 맨틀 위를 매년 수㎝ 정도의 속도로 제각기 이동한다.

진행 중인 연구에 따르면 호주와 남극대륙이 매년 8㎝ 안팎의 속도로 북쪽으로 밀려 올라가는 것으로 보고됐다. 이런 속도라면 이르면 약 5000만년 뒤면 호주 대륙이 일본열도에 맞붙을 전망이다. 과학자들은 지구가 4억년 주기로 하나의 초대륙으로 모였다 갈라진다고 보고 있다.

이윤수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모든 모델에서 최소 5000만~2억5000만년 뒤에는 호주가 북쪽으로 밀려와 유라시아와 한몸이 된다는 건 정설로 인정되고 있다”며 “이때쯤 한반도는 사막이 돼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박근태 기자 kunt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