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금리인상 조건 충족될 것…인상 시기보다 속도가 더 중요
◆“月경제지표보다 장기추세 봐야”
미국 중앙은행(Fed·의장 재닛 옐런·사진)이 지난 18일 공개한 10월 FOMC 회의록에 따르면 대다수 위원은 회의에서 “지금 추세를 감안할 때 다음 회의(12월) 때는 고용과 물가지표가 금리 인상 조건을 맞출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은 2008년 12월 글로벌 금융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제로 수준(연 0~0.25%)으로 낮춘 뒤 7년 동안 한 번도 금리를 조정하지 않았다. FOMC 위원들은 10월 회의 때 금리 인상 시기와 향후 조치에 대해 일부 이견이 있었지만 상당한 수준의 의견 접근을 이룬 것으로 확인됐다. Fed는 금리 동결을 결정한 10월 FOMC회의 직후 발표한 성명서에선 “다음 회의 때 금리 인상이 적절한지 판단하기 위해 앞으로 나오는 고용과 물가지표, 이들의 예상치를 종합 평가하겠다”고만 밝혔다.
그러나 회의록을 보면 대다수 위원이 금리 인상 시기를 판단할 때 각종 경제지표는 ‘월간 단위’가 아니라 ‘장기 추세’로 읽어야 하며, 12월이 되면 지표가 금리 인상 조건을 충족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을 냈다. 또 12월 금리 인상이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을 줄이고 △초장기 저금리 유지로 인한 시장 왜곡 현상을 해소하며 △Fed에 대한 시장의 신뢰를 유지하는 데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추가 금리인상 점진적”
FOMC 위원들은 성명서에 금리 인상 시기를 ‘다음 회의’라고 적시할 것을 요구해 관철시켰으며, 이는 “현 상황을 뒤집을 만한 지표가 나오지 않으면 12월 금리인상을 기대하는 게 적절하다는 신호를 시장에 전달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위원들은 또 “첫 금리 인상 시기보다 금리 조정 속도가 더 중요하고, 이 점을 금리 조정 때 시장에 강조해야 한다”는 데 대체로 동의했다. 이는 금리를 올리더라도 2004년처럼 회의 때마다 금리를 0.25%포인트씩 올리는 방식은 채택하지 않을 것이라는 그동안의 전망과 일치한다.
이날 회의록 발표를 앞두고 상승 출발한 뉴욕증시는 추가 금리 인상 속도가 매우 점진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확인되면서 장중 상승폭을 확대했다.
◆고용·물가지표 등도 인상론 뒷받침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미국 언론은 10월 회의 후 나오는 각종 지표도 12월 금리 인상론에 무게를 싣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 6일 고용지표에 이어 17일 발표한 소비자물가지수(CPI)도 전년 동월 대비 0.2% 상승하며 전달의 부진에서 벗어나는 모습을 보였다.
7월과 10월 회의 때 금리 인상을 주장했던 제프리 래커 리치먼드연방은행 총재는 이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파리) 테러가 경제에 미칠 충격은 일시적이고, 고용시장도 유휴인력이 줄어드는 등 개선되고 있다”고 말했다. 데니스 록하트 애틀랜타연방은행 총재도 뉴욕 강연에서 “경제 여건이 크게 악화하지 않는다면 곧 제로금리에서 벗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FOMC 부의장인 윌리엄 더들리 뉴욕연방은행 총재는 “금리 인상은 미국 경제가 실제로 건강해지고 있다는 신호이기 때문에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워싱턴=박수진 특파원 p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