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11월18일 오전 3시57분

캐나다연금계획투자위원회(CPPIB)와 네덜란드연금이 국내 물류센터에 최대 10억달러(약 1조1700억원)를 투자한다. 국내 물류센터 전문투자회사와 합작회사(조인트벤처·JV)를 세워 서울과 부산 등 국내 대도시 물류센터를 사들일 계획이다.

1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CPPIB와 네덜란드연금을 관리하는 APG자산관리는 지난 17일 한국 물류센터 전문투자회사인 켄달스퀘어로지스틱스와 5억달러(약 5900억원) 규모의 JV를 설립했다. 향후 추가출자로 최대 10억달러까지 투자할 계획이다.

투자대상은 서울 부산 같은 대도시나 항구도시의 연면적 1500만㎡ 규모 물류센터다. 서울의 물류센터 두 곳을 확보한 데 이어 서울과 부산의 또 다른 물류센터 두 곳에 투자를 검토 중이다.

CPPIB는 가입자 1800여만명인 캐나다연금을 관리하는 투자기구다. 운용자산은 2730억달러(약 320조원) 규모다. 최근 홈플러스를 인수한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에 약 5000억원을 투자하는 등 대(對)한국 투자를 늘리고 있다.

투자를 유치한 켄달스퀘어는 국내 물류투자 1세대로 꼽히는 미국계 물류투자회사 프롤로지스와 AMB 출신인 남선우 대표와 강지헌 상무가 설립한 회사다. 프롤로지스와 AMB는 2008년 금융위기 이전까지 국내에서 물류센터 투자를 가장 활발히 한 곳이다. 켄달스퀘어는 올해 미국계 사모펀드인 워버그핑크스와 중국 부동산투자회사인 이상(e-shang)의 투자를 받는 등 해외 자본을 적극적으로 유치하고 있다.

해외 기관투자가들은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의 성장과 더불어 물류센터 수요가 지속적으로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장기 임차가 많아 연 7~9%대의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미 푸아 CPPIB 아시아부동산투자담당 전무는 “전자상거래를 기반으로 소비가 늘고 있는 한국은 CPPIB처럼 장기투자를 하는 기관투자가에 매력적인 시장”이라고 평가했다.

국내 물류센터 시장은 올 들어 투자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달까지 영업인가를 받았거나 인가를 앞둔 물류리츠(부동산투자회사)는 9개, 투자금액은 6100억원 수준이다. 지난해까지 최근 4년간 설립된 물류리츠가 4개에 불과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눈에 띄는 성장세다. 자산운용사 등이 운용하는 물류센터 관련 부동산펀드는 33개에 달한다.

이현진 기자 ap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