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야구가 세계랭킹 상위 12개국의 국가대항전인 프리미어12 대회에서 미국에 져 조 3위로 8강에 올랐다.



김인식 감독이 이끄는 세계랭킹 8위의 한국 야구대표팀은 15일 대만 타이베이 티엔무구장에서 열린 2015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조별예선 B조 5차전에서 연장 승부 끝에 미국(세계 2위)에 2-3으로 무릎 꿇었다.



일본과 개막전에서 패하고 나서 도미니카공화국, 베네수엘라, 멕시코를 잇달아 꺾어 8강 진출을 확정한 한국은 이날 미국에 패해 3승 2패로 조별예선을 마쳤다.



한국은 베네수엘라를 6-5로 제압하고 5전승을 거둔 일본은 물론 미국(3승 2패)에도 밀려 B조 3위를 차지했다.



이번 대회에서는 승패가 같으면 동률 팀 간 경기에서 승리한 팀이 상위 순위가 돼 미국이 2위 자리를 꿰찼다.



한국은 A조 2위인 쿠바와 16일 오후 7시 30분(한국시간) 티엔무구장에서 8강전을 치른다.



이번 대회 직전 한국과 두 차례 친선경기를 가졌던 쿠바는 캐나다(5승)가 1위를 차지한 A조에서 네덜란드와 나란히 3승 2패를 거뒀지만 맞대결에서 6-5로 이겨 2위에 올랐다.



김인식 감독은 8강전 선발로 왼손투수 장원준을 예고했다.



조별예선 최종 순위가 가려질 미국과 대결에서 한국 대표팀은 정근우(2루수)-이용규(중견수)-김현수(좌익수)-이대호(지명타자)-양의지(포수)-오재원(1루수)-민병헌(우익수)-황재균(3루수)-김상수(유격수) 순으로 선발 라인업을 짰다.



그동안 5번 1루수로 뛰어온 박병호가 타격연습 때 오른 엄지발가락 통증을 호소해 라인업에 변화가 생겼다. 양의지와 김상수는 이번 대회에서 처음 선발 출전했다.



미국은 자국 마이너리그 트리플A나 더블A 팀에서 뛰는 선수들 중심으로 이번 대표팀을 꾸렸다.



한국은 미국 선발인 우완투수 제크 스프루일을 맞아 3회까지 매 이닝 주자를 내보내고도 득점하지 못했다.



1회 1사 후 이용규가 기습적인 번트안타에 3루수 타일러 패스토니키의 송구 실책까지 겹쳐 2루를 밟았지만 3루 도루를 시도하다 잡혀 좋은 흐름이 끊겼다.



2회에는 선두타자 이대호가 볼넷에 이은 폭투로 2루까지 진루하고 2사 후 민병헌의 중전안타로 주자 1,3루 찬스를 잡았지만 황재균이 3루 땅볼로 물러났다.



3회에는 2사 후 이용규가 투수 앞 번트안타로 다시 출루했지만 이번엔 투수 견제에 걸려 아웃됐다.



그럼에도 선발 김광현의 호투로 균형을 이어갔다.



김광현은 3회까지 탈삼진 4개를 포함해 단 한 명도 출루시키지 않는 완벽한 투구를 했다.



김광현은 4회 선두타자 제이콥 메이의 빗맞은 타구가 2루수 정근우와 중견수 이용규 사이에 떨어지면서 행운의 2루타가 돼 처음 주자를 내보냈다.



이후 애덤 프레이저의 희생번트로 1사 3루 위기에 처했지만 3번 타자 브렛 아이브너를 삼진, 4번 타자 댄 블랙을 3루 땅볼로 요리해 실점없이 이닝을 마쳤다.



그러나 김광현은 5회를 넘기지 못했다.



5회초 선두타자 맷 맥브라이드에게 좌익수 키를 넘기는 2루타를 얻어맞고 조 스클라파니에게 볼넷을 허용한 뒤 패스트로니키의 중전 안타로 선제점을 빼앗겼다.



계속된 무사 1,3루에서 댄 롤핑에게 우익수 쪽 2루타를 맞아 추가 실점했다.



김광현은 엘리엇 소토를 투수 앞 땅볼로 잡았지만 메이에게 볼넷을 허용해 1사 만루가 되자 결국 조상우에게 마운드를 넘겨야 했다.



조상우는 프레이저와 아이브너를 거푸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내며 큰불을 껐다.



한국은 이후에도 투수 교체를 빠르게 가져가며 고비를 넘기고 추격의 기회를 엿봤다.



6회 조상우가 볼넷과 안타로 무사 1,2루에 처하자 정우람을 마운드에 올렸다.



정우람은 첫 타자 스클라파니를 볼넷으로 내보내 무사 만루에 내몰렸지만 세 타자를 범타 처리하고 위기에서 헤쳐나왔다.



좀처럼 공격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던 대표팀은 결국 미국이 투수를 교체한 7회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한국 타선에 6이닝 동안 3안타와 볼넷 둘만 내주고 삼진은 7개나 빼앗았던 스프루일이 물러나고 존 처치가 마운드에 오른 뒤 이대호와 대타 손아섭이 잇달아 볼넷을 골랐다.



오재원은 희생번트로 주자를 2,3루로 보냈다.



그러자 민병헌이 투수 옆을 꿰뚫는 중전안타로 3루에 있던 대주자 허경민은 물론 2루 주자 손아섭까지 홈에 불러들여 2-2 동점을 만들었다.



이 사이 7회 2사 후부터 마운드를 지킨 심창민은 2이닝 동안 1피안타 4탈삼진을 기록하며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한국은 9회말 1사 후 2안타와 볼넷으로 만루를 만들고 경기를 끝낼 찬스를 잡았다.



하지만 대타 나성범이 유격수 직선타, 정근우가 3루 땅볼로 물러나 연장까지 끌려갔다.



이번 대회는 9회까지 동점일 경우 10회부터는 무사 주자 1,2루에서 공격을 시작하는 연장 규정을 적용한다.



한국은 10회 수비에서 투수 우규민의 재치있는 플레이로 무실점으로 막는 듯했다.



무사 1,2루에서 프레이저가 번트를 댄 공이 떠올라 자신의 앞으로 오자 우규민은 바로 잡지 않고 한 번 땅에 튀긴 뒤 잡아내 선행 주자 두 명을 차례로 아웃시켰다.



하지만 2사 1루에서 프레이저의 2루 도루 때 타이밍으로는 아웃으로 보였지만 왕청헝 2루심는 세이프 판정을 내렸고 이어 아이브너의 우전안타가 터져 결승점을 헌납했다.



한국은 10회말 2루에 김재호, 1루에 정근우를 두고 2번 타자 이용규부터 공격을 시작했다.



이용규가 좌익수 뜬공, 김현수가 유격수 뜬공을 물러난 뒤 박병호가 볼넷을 얻어 2사 만루로 기회를 살렸다.



하지만 강민호가 1루 땅볼로 물러나 패배를 받아들여야 했다.



일본 야구전문매체 `풀카운트`는 이날 경기가 끝난 뒤 "한국이 미묘한 판정에 울었다. 프레이저의 스파이크는 정근우의 글러브 위에 닿았지만 심판은 세이프 판정을 했다. 프레이저가 번트 병살을 쳤을 때 한국 더그아웃의 분위기는 최고조였지만 바로 쇼크에 빠졌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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