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에서 판매되는 감기약, 소화제 등이 약국에서만 팔리는 같은 종류의 의약품보다 가격 상승률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제연구원은 11일 ‘일반의약품 판매규제 완화의 효과와 시사점’이란 보고서에서 편의점에서 판매되는 의약품은 경쟁 때문에 가격이 쉽게 오르기 힘들다고 분석했다.

약국 외에 편의점 등 24시간 연중무휴 운영 점포에서도 해열진통제, 감기약, 소화제 등을 판매할 수 있도록 허용한 ‘안전상비의약품 판매제도’는 2012년 11월 도입됐다. 제도 도입 후 편의점에서 판매된 소화제 훼스탈플러스정(10정)의 연평균 가격 상승률은 1.40%였다. 이에 비해 약국에서만 팔리는 소화제 백초시럽플러스(100mL)와 까스활명수큐액(75mL)의 연평균 상승률은 각각 10.37%, 8.99%로 조사됐다.

같은 기간 편의점에서 팔리는 해열제 어린이부루펜시럽(90mL)은 연평균 4.25% 올랐고, 약국에서만 살 수 있는 해열제 사리돈에이정(10정)과 펜잘큐정(10정)은 각각 8.82%, 4.84% 상승했다.

정회상 한경연 부연구위원은 “가격 안정을 위해 현재 13개 품목으로 지정돼 있는 안전상비의약품 수를 더 늘리고 판매처도 24시간 연중무휴 점포에서 슈퍼마켓 등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은 오래전부터 모든 비처방약을 약국 외에 편의점 등 소매점에서 판매하고 있다고 한경연은 설명했다. 유럽도 비처방약의 약국 외 판매를 허용하는 추세다. 일본도 1998년부터 2009년까지 세 차례에 걸쳐 비처방약의 95%를 편의점 등에서도 판매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했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