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처럼 학습하는 머신러닝, IT 새 블루오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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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트렌드
글로벌 IT 기업들 개발 경쟁
글로벌 IT 기업들 개발 경쟁
“5년 뒤엔 ‘머신러닝’이 모든 산업에 적용될 것이다.”
지난달 말 한국을 방문했던 구글 지주회사인 알파벳의 에릭 슈밋 회장이 한 말이다. 슈밋 회장은 “컴퓨터가 사람보다 시력도 좋고 판단도 빠르다”며 “병원 의사보다 컴퓨터가 결과를 더 잘 판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구글은 현재 머신러닝과 관련한 프로젝트만 100여개를 진행하고 있다”고 공개했다.
머신러닝은 컴퓨터를 비롯한 기계를 마치 사람처럼 학습시켜 인지·판단·예측 능력을 키우는 일종의 인공지능 기술로딥러닝으로도 불린다. 최근 구글 페이스북 IBM 등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들이 관련 기술 개발 경쟁에 뛰어든 가운데 국내 기업들도 머신러닝을 적용한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글로벌 IT기업 머신러닝 경쟁
구글은 지난 5월 사진·동영상을 무제한 저장하는 클라우드 서비스인 ‘구글 포토’를 출시했다. 사람·장소·사물 등을 기준으로 자동 정리해주는 ‘사진첩’ 서비스다. 슈밋 회장은 “구글 포토에서 ‘포옹’이라는 단어를 검색하면 클라우드에 저장된 사진 가운데 실제 사람들이 포옹하는 사진만 찾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사진이 쌓일수록 구글 서비스의 정확도는 높아진다. 사용자가 올린 콘텐츠를 분석해 맞춤형 광고도 가능하다. 독일 프라운호퍼 연구소는 지난해 사람 얼굴 패턴을 분석해 감정 상태를 알려주는 구글 글라스용 엔진을 개발하기도 했다. 슬픔·놀람·행복 같은 감정을 구별하고 성별·나이까지 추측해 낸다.
2011년 유명 퀴즈쇼에 출연해 우승을 차지하며 인공지능의 대명사로 불리는 IBM 왓슨은 의료 분야에서 활약을 펼치고 있다. 백혈병 환자 200명에게 제시한 치료법의 정확도가 82.6%에 달했다. 2013년 말부터 미국 MD앤더슨 암센터에서 관련 지식을 학습해 얻은 결과다. IBM은 최근 자연어 처리를 기반으로 일반인이 쉽게 사용할 수 있는 데이터 분석 솔루션인 ‘왓슨 애널리틱스’를 내놓았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머신러닝을 탑재한 클라우드 기반 예측 솔루션인 ‘애저’를 제공하고 있다. 세계적 엘리베이터 업체인 티센크루프는 애저를 도입해 클라우드로 전송된 각 엘리베이터의 속도, 모터 온도, 출입문 오작동 등 데이터를 사고 예측 모델로 만들었다. 엘리베이터가 멈추거나 사고가 발생하기 전에 정기점검으로 미리 수리가 이뤄지도록 해주는 시스템이다. MS는 머신러닝을 활용한 디지털 개인 비서 ‘코타나’를 올해 출시된 윈도10에 탑재하기도 했다.
페이스북은 2013년 9월 ‘인공지능 연구그룹’을 출범시키면서 얼굴 인식 프로그램 ‘딥 페이스’를 발표했다. 딥 페이스는 머신러닝 기술을 활용해 이용자의 얼굴을 어떤 각도에서 보더라도 누구인지 파악해 내는 서비스다. 페이스북은 딥 페이스의 얼굴 인식 정확도가 97.25%에 달했다고 밝혔다.
국내에서도 관련 솔루션 ‘봇물’
국내에서도 음성·영상데이터에 머신러닝 기법을 도입한 솔루션들이 다양한 분야에서 등장하고 있다. 네이버는 N드라이브 사진 분류 서비스에 머신러닝을 적용했다. 올라온 사진을 별도 태그 없이 동물·음식·자연 같은 테마로 정리해 보여준다. 총 10개 언어를 대상으로 한 기계번역 시스템도 날이 갈수록 진화하고 있다. 해당 언어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을 따로 입력하지 않고도 머신러닝 알고리즘과 대용량 DB를 통해 빠른 속도로 학습이 이뤄지고 있다. 네이버 번역기는 지난 9월 국내 최초로 ‘2015 아시아 번역 품질 평가대회(WAT2015)’에서 1위를 차지하며 글로벌 경쟁력을 입증하기도 했다.
카카오는 음성인식, 영상·음악 추천 등에 머신러닝을 활용하고 있다. 뉴스 큐레이션 시스템인 루빅스는 머신러닝 기술로 개별 사용자의 뉴스 소비 패턴을 분석한 뒤 유사 성향을 지닌 사용자들을 그룹화한 뒤 이들이 관심 가질 만한 뉴스를 자동 추천해 준다.
기술력을 갖춘 국내 스타트업의 활약도 주목할 만하다. 디오텍은 최근 세브란스병원과 의료 녹취 연구 계약을 체결하고 관련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다. 진료 녹취를 통해 축적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의사가 진료 처방을 내릴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폴라리스 오피스’로 잘 알려진 인프라웨어의 자회사인 디오텍은 음성 인식을 통해 명령을 수행하는 음성인식 솔루션도 개발 중이다. 클디는 이미지 정보를 분석해 사용자가 원하는 정보를 찾아주는 검색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한 예로 길을 가다 마음에 드는 물건을 발견했을 때 사진을 찍어 검색할 수 있다.
코노랩스는 인공지능 기반의 모바일 일정관리 앱인 ‘코노’를 운영하고 있다. 단순히 일정만 기록하는 것이 아니라 교통상황 등을 고려해 약속 장소로 떠날 시간을 알려주는 기능 등을 갖췄다. 데이블은 온·오프라인 쇼핑몰에서 소비자의 구매 패턴을 분석해 맞춤형 상품을 추천해주는 개인화 추천 플랫폼을 개발했다. 이용자의 웹 브라우저 로그 기록, 멤버십 카드 사용, 위치 정보까지 분석해 맞춤형 쇼핑정보를 제공한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
지난달 말 한국을 방문했던 구글 지주회사인 알파벳의 에릭 슈밋 회장이 한 말이다. 슈밋 회장은 “컴퓨터가 사람보다 시력도 좋고 판단도 빠르다”며 “병원 의사보다 컴퓨터가 결과를 더 잘 판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구글은 현재 머신러닝과 관련한 프로젝트만 100여개를 진행하고 있다”고 공개했다.
머신러닝은 컴퓨터를 비롯한 기계를 마치 사람처럼 학습시켜 인지·판단·예측 능력을 키우는 일종의 인공지능 기술로딥러닝으로도 불린다. 최근 구글 페이스북 IBM 등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들이 관련 기술 개발 경쟁에 뛰어든 가운데 국내 기업들도 머신러닝을 적용한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글로벌 IT기업 머신러닝 경쟁
구글은 지난 5월 사진·동영상을 무제한 저장하는 클라우드 서비스인 ‘구글 포토’를 출시했다. 사람·장소·사물 등을 기준으로 자동 정리해주는 ‘사진첩’ 서비스다. 슈밋 회장은 “구글 포토에서 ‘포옹’이라는 단어를 검색하면 클라우드에 저장된 사진 가운데 실제 사람들이 포옹하는 사진만 찾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사진이 쌓일수록 구글 서비스의 정확도는 높아진다. 사용자가 올린 콘텐츠를 분석해 맞춤형 광고도 가능하다. 독일 프라운호퍼 연구소는 지난해 사람 얼굴 패턴을 분석해 감정 상태를 알려주는 구글 글라스용 엔진을 개발하기도 했다. 슬픔·놀람·행복 같은 감정을 구별하고 성별·나이까지 추측해 낸다.
2011년 유명 퀴즈쇼에 출연해 우승을 차지하며 인공지능의 대명사로 불리는 IBM 왓슨은 의료 분야에서 활약을 펼치고 있다. 백혈병 환자 200명에게 제시한 치료법의 정확도가 82.6%에 달했다. 2013년 말부터 미국 MD앤더슨 암센터에서 관련 지식을 학습해 얻은 결과다. IBM은 최근 자연어 처리를 기반으로 일반인이 쉽게 사용할 수 있는 데이터 분석 솔루션인 ‘왓슨 애널리틱스’를 내놓았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머신러닝을 탑재한 클라우드 기반 예측 솔루션인 ‘애저’를 제공하고 있다. 세계적 엘리베이터 업체인 티센크루프는 애저를 도입해 클라우드로 전송된 각 엘리베이터의 속도, 모터 온도, 출입문 오작동 등 데이터를 사고 예측 모델로 만들었다. 엘리베이터가 멈추거나 사고가 발생하기 전에 정기점검으로 미리 수리가 이뤄지도록 해주는 시스템이다. MS는 머신러닝을 활용한 디지털 개인 비서 ‘코타나’를 올해 출시된 윈도10에 탑재하기도 했다.
페이스북은 2013년 9월 ‘인공지능 연구그룹’을 출범시키면서 얼굴 인식 프로그램 ‘딥 페이스’를 발표했다. 딥 페이스는 머신러닝 기술을 활용해 이용자의 얼굴을 어떤 각도에서 보더라도 누구인지 파악해 내는 서비스다. 페이스북은 딥 페이스의 얼굴 인식 정확도가 97.25%에 달했다고 밝혔다.
국내에서도 관련 솔루션 ‘봇물’
국내에서도 음성·영상데이터에 머신러닝 기법을 도입한 솔루션들이 다양한 분야에서 등장하고 있다. 네이버는 N드라이브 사진 분류 서비스에 머신러닝을 적용했다. 올라온 사진을 별도 태그 없이 동물·음식·자연 같은 테마로 정리해 보여준다. 총 10개 언어를 대상으로 한 기계번역 시스템도 날이 갈수록 진화하고 있다. 해당 언어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을 따로 입력하지 않고도 머신러닝 알고리즘과 대용량 DB를 통해 빠른 속도로 학습이 이뤄지고 있다. 네이버 번역기는 지난 9월 국내 최초로 ‘2015 아시아 번역 품질 평가대회(WAT2015)’에서 1위를 차지하며 글로벌 경쟁력을 입증하기도 했다.
카카오는 음성인식, 영상·음악 추천 등에 머신러닝을 활용하고 있다. 뉴스 큐레이션 시스템인 루빅스는 머신러닝 기술로 개별 사용자의 뉴스 소비 패턴을 분석한 뒤 유사 성향을 지닌 사용자들을 그룹화한 뒤 이들이 관심 가질 만한 뉴스를 자동 추천해 준다.
기술력을 갖춘 국내 스타트업의 활약도 주목할 만하다. 디오텍은 최근 세브란스병원과 의료 녹취 연구 계약을 체결하고 관련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다. 진료 녹취를 통해 축적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의사가 진료 처방을 내릴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폴라리스 오피스’로 잘 알려진 인프라웨어의 자회사인 디오텍은 음성 인식을 통해 명령을 수행하는 음성인식 솔루션도 개발 중이다. 클디는 이미지 정보를 분석해 사용자가 원하는 정보를 찾아주는 검색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한 예로 길을 가다 마음에 드는 물건을 발견했을 때 사진을 찍어 검색할 수 있다.
코노랩스는 인공지능 기반의 모바일 일정관리 앱인 ‘코노’를 운영하고 있다. 단순히 일정만 기록하는 것이 아니라 교통상황 등을 고려해 약속 장소로 떠날 시간을 알려주는 기능 등을 갖췄다. 데이블은 온·오프라인 쇼핑몰에서 소비자의 구매 패턴을 분석해 맞춤형 상품을 추천해주는 개인화 추천 플랫폼을 개발했다. 이용자의 웹 브라우저 로그 기록, 멤버십 카드 사용, 위치 정보까지 분석해 맞춤형 쇼핑정보를 제공한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