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임직원들이 일손을 잡지 못하고 있다. 연말 인사철을 앞두고 매년 11월께면 마음이 싱숭생숭하지만, 올해는 유별나다는 임직원이 많다. 임원 인사 폭이 클 것이라는 소문에다 본사가 수원으로 이사할 것이란 얘기가 나돌고 있어서다.

우선 연말 인사를 앞두고 ‘임원 30% 경질설’이 삼성전자 주변에서 나돌고 있다. 삼성전자 임원은 1300여명에 이른다. 30%면 400명에 육박한다. 소문대로 이들이 옷을 벗는다면 후속 인사 폭도 클 수밖에 없다. 직원들로선 직속 상사가 바뀔 가능성이 높다. 그러다 보니 일손이 제대로 잡히지 않는다는 직원이 많다.

직원뿐만 아니다. 임원들도 이미 마음을 정리한 사람이 많다고 한다. 게다가 ‘현장 재배치’라는 명목으로 자리를 옮기거나 회사를 떠나는 직원도 많아 어수선하다. 그래서 인사를 빨리 발표하기를 바라는 이들이 많다. 하지만 삼성은 그룹 전체로 3000명가량 되는 임원 인사를 앞당기기 어렵다고 한다. 현재로선 삼성 사장단인사 발표는 예년과 비슷한 12월1일이나 7일이 유력하다.

사무실 이전을 둘러싼 소문도 직원들의 마음을 붕 뜨게 하고 있다. 현재 서초사옥에 근무하는 수천명의 본사 지원 인력은 내년 1월 수원 디지털시티로 옮겨갈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몇 년간 수원 R5(무선연구소)와 전자소재연구단지, 화성 부품연구동 등 각각 1만명을 수용하는 대규모 건물이 4동이나 완공했기 때문이다. 또 디자인·소프트웨어 인력은 이달 중 서초사옥에서 최근 완공된 우면동 연구개발(R&D)센터로 이동할 전망이다. 이래저래 삼성전자 직원들에겐 일손이 잡히지 않는 11월이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