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인재포럼 2015] "로봇이 인간 대체?…새로운 산업 생겨나 일자리 오히려 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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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권위자' 데니스 홍이 전하는 '로봇 시대'
인공지능 빠르게 발전하지만 로봇의 발전 속도는 더뎌
로봇 기술은 인간 행복 위한 것
생명 위협하는 일 대체하는 화재 진압용 로봇 등 개발 중
미래의 인재 교육시스템은 창의·예술성 위주로 바뀌어야
인공지능 빠르게 발전하지만 로봇의 발전 속도는 더뎌
로봇 기술은 인간 행복 위한 것
생명 위협하는 일 대체하는 화재 진압용 로봇 등 개발 중
미래의 인재 교육시스템은 창의·예술성 위주로 바뀌어야
기술이 눈부시게 발전하면서 미래엔 기계가 인간을 대체할 거라고 전망하는 사람이 많다. 일자리 부족이 세계적 현상이 된 가운데 인간과 가장 닮은 기계인 로봇이 일자리를 빠르게 없앨 것이란 걱정스런 예측도 있다.
하지만 5일 ‘글로벌 인재포럼 2015’ 행사에 참석한 데니스 홍 미국 UCLA 기계공학과 교수는 “로봇이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을 것이란 생각은 대부분 과장됐다”며 “로봇 기술은 인간을 행복하게 하기 위한 것이고 둘은 서로 공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로멜라로봇연구소장을 겸직하며 2009년 ‘과학을 뒤흔드는 젊은 천재 10인’에 선정된 이 로봇 권위자는 이날 ‘로봇이 인간을 대체할 수 있을까’를 주제로 열린 세션의 발표자로 나섰다.
홍 교수는 일단 “로봇 기술이 인간 일자리를 빼앗을 정도로까지 발달하려면 최소한 수십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뇌’에 해당하는 인공지능과 ‘몸’에 해당하는 로봇 기술은 서로 다른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인공지능 자체는 굉장히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하지만 이를 담을 ‘그릇’인 로봇 기술의 발전 속도는 비교적 더디다. 팔과 다리의 움직임 등에서 물리적인 제약이 있기 때문이다. 그는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해 인간의 일을 대신한다 해도 그 분야는 사람들이 하고 싶어하지 않거나 해서는 안 될 일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로봇 사용이 활성화되면 새로운 산업이 생길 것”이라며 “오히려 일자리가 늘어날 수도 있다”고 했다. 자동차가 없을 땐 주유소도 없고 정비공도 없었지만 지금은 자동차와 관련한 직업이 엄청나게 많다는 설명이다. 다만 교육시스템은 창의성과 예술성 등 대체 불가능한 인간 고유의 특성을 키워주는 쪽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홍 교수는 로봇 과학자로서의 윤리적인 고민도 청중 앞에서 털어놨다. 그는 현재 미국 해군의 지원을 받아 군함에서 불이 나면 투입되는 화재진압용 로봇을 개발 중이다. 인간의 생명을 위협하는 일을 로봇이 대신하는 것이다.
홍 교수는 “일단 개발이 끝나면 로봇이 소화기 대신 총을 들어도 내가 컨트롤할 수 없게 된다”며 “기술은 의도하지 않은 결과를 가져올 때도 있기 때문에 개발과 동시에 기술에 대한 방책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로봇 개발이 인간을 이롭게 하기 위한 것이라는 홍 교수의 믿음에는 변함이 없다. 홍 교수는 세계 최초로 시각장애인을 위한 무인자동차를 개발했고, 지난해에는 재난구조 로봇을 만들기 위해 일본 후쿠시마 원전 안에 직접 들어가기도 했다. 그는 “무인자동차 주행에 처음 성공했을 때 본 시각장애인의 행복한 표정을 잊을 수 없다”며 “그날 인간에게 행복을 주는 로봇 개발에 인생을 걸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홍 교수는 미국에서 태어났지만 한국에서 고등학교를 마친 뒤 다시 미국으로 건너간 독특한 이력을 갖고 있다. 서울고를 졸업하고 고려대 기계공학과에 들어갔지만 중퇴하고 미국으로 건너갔다. 이후 한국 대중매체에도 출연해 국내 인지도가 높은 편이다.
그는 “나도 친구들과 놀기보다는 컴퓨터와 혼자 놀기를 좋아하는 평범한 한국 학생이었다”며 “내가 한국을 자주 찾고 강연을 하거나 TV에 출연하는 것은 나와 같은 한국 젊은이에게 꿈을 주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이날 강연에는 중고생이 대거 참석해 그의 대중적인 인기를 실감하게 했다. 홍 교수는 강연이 끝난 뒤 연단으로 몰려든 학생들과 함께 사진을 찍으며 격려했다.
박한신/임근호 기자 hanshin@hankyung.com
하지만 5일 ‘글로벌 인재포럼 2015’ 행사에 참석한 데니스 홍 미국 UCLA 기계공학과 교수는 “로봇이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을 것이란 생각은 대부분 과장됐다”며 “로봇 기술은 인간을 행복하게 하기 위한 것이고 둘은 서로 공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로멜라로봇연구소장을 겸직하며 2009년 ‘과학을 뒤흔드는 젊은 천재 10인’에 선정된 이 로봇 권위자는 이날 ‘로봇이 인간을 대체할 수 있을까’를 주제로 열린 세션의 발표자로 나섰다.
홍 교수는 일단 “로봇 기술이 인간 일자리를 빼앗을 정도로까지 발달하려면 최소한 수십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뇌’에 해당하는 인공지능과 ‘몸’에 해당하는 로봇 기술은 서로 다른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인공지능 자체는 굉장히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하지만 이를 담을 ‘그릇’인 로봇 기술의 발전 속도는 비교적 더디다. 팔과 다리의 움직임 등에서 물리적인 제약이 있기 때문이다. 그는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해 인간의 일을 대신한다 해도 그 분야는 사람들이 하고 싶어하지 않거나 해서는 안 될 일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로봇 사용이 활성화되면 새로운 산업이 생길 것”이라며 “오히려 일자리가 늘어날 수도 있다”고 했다. 자동차가 없을 땐 주유소도 없고 정비공도 없었지만 지금은 자동차와 관련한 직업이 엄청나게 많다는 설명이다. 다만 교육시스템은 창의성과 예술성 등 대체 불가능한 인간 고유의 특성을 키워주는 쪽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홍 교수는 로봇 과학자로서의 윤리적인 고민도 청중 앞에서 털어놨다. 그는 현재 미국 해군의 지원을 받아 군함에서 불이 나면 투입되는 화재진압용 로봇을 개발 중이다. 인간의 생명을 위협하는 일을 로봇이 대신하는 것이다.
홍 교수는 “일단 개발이 끝나면 로봇이 소화기 대신 총을 들어도 내가 컨트롤할 수 없게 된다”며 “기술은 의도하지 않은 결과를 가져올 때도 있기 때문에 개발과 동시에 기술에 대한 방책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로봇 개발이 인간을 이롭게 하기 위한 것이라는 홍 교수의 믿음에는 변함이 없다. 홍 교수는 세계 최초로 시각장애인을 위한 무인자동차를 개발했고, 지난해에는 재난구조 로봇을 만들기 위해 일본 후쿠시마 원전 안에 직접 들어가기도 했다. 그는 “무인자동차 주행에 처음 성공했을 때 본 시각장애인의 행복한 표정을 잊을 수 없다”며 “그날 인간에게 행복을 주는 로봇 개발에 인생을 걸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홍 교수는 미국에서 태어났지만 한국에서 고등학교를 마친 뒤 다시 미국으로 건너간 독특한 이력을 갖고 있다. 서울고를 졸업하고 고려대 기계공학과에 들어갔지만 중퇴하고 미국으로 건너갔다. 이후 한국 대중매체에도 출연해 국내 인지도가 높은 편이다.
그는 “나도 친구들과 놀기보다는 컴퓨터와 혼자 놀기를 좋아하는 평범한 한국 학생이었다”며 “내가 한국을 자주 찾고 강연을 하거나 TV에 출연하는 것은 나와 같은 한국 젊은이에게 꿈을 주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이날 강연에는 중고생이 대거 참석해 그의 대중적인 인기를 실감하게 했다. 홍 교수는 강연이 끝난 뒤 연단으로 몰려든 학생들과 함께 사진을 찍으며 격려했다.
박한신/임근호 기자 hansh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