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직접 나선 정의선 부회장 >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이 4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 출범을 선언하고 있다. 김병언 기자 misaeon@hankyung.com
< 직접 나선 정의선 부회장 >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이 4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 출범을 선언하고 있다. 김병언 기자 misaeon@hankyung.com
현대자동차가 ‘제네시스’라는 별도의 고급차 브랜드를 출범시키며 글로벌 고급차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1967년 설립 이래 48년간 ‘현대’라는 단일 브랜드로 대중차 시장에서 영토를 넓혀 온 현대차가 독일차와 일본차가 주도하고 있는 프리미엄 차 시장 진출을 선언한 것이다. 현대차는 대중차 브랜드와 고급차 브랜드를 함께 운영하며 판매량 및 수익성 증대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겠다는 전략이다.

○“새 가능성 보고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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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4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 출범 행사에서 “상품과 디자인 모두 사람에게 집중해 ‘최첨단 기술’보다는 ‘최적의 기술’을 도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네시스 브랜드 소속 차량은 초기에 기존 2세대 제네시스와 다음달 에쿠스 후속으로 출시되는 초대형 세단으로 시작한 뒤 2020년까지 4종의 신규 모델을 더해 총 6개의 차종을 구축한다. 새로 개발하는 차종은 중형 세단, 대형·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스포츠형 쿠페 등이다. 차종별로 터보나 친환경차 등 세부 모델을 추가할 계획이다.

현대차가 별도 고급 브랜드를 신설한 것은 우선 최근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고급차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다. 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전 세계 고급차 시장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인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연평균 10.5% 성장해 대중차 시장 성장률(연평균 6.0%)을 크게 웃돈다.

고급차 브랜드를 통해 기존 대중차를 포함한 완성차업체 전체의 인지도를 높이는 것도 기대 효과다. 일본 도요타가 고급차 브랜드인 렉서스를 성공적으로 출범하면서 소형차에 국한돼 있던 영역을 중대형차로 확대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현대차는 제네시스의 고급차에 첨단 기술을 먼저 적용한 뒤 현대 브랜드 차량에 확대하는 방식으로 전체 연구개발(R&D) 전략을 체계화하면서 비용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양웅철 현대차 연구개발총괄 부회장은 “협력업체들의 기술도 향상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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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이후 별도 전시장 마련”

신규 브랜드인 제네시스가 해결해야 할 과제로는 글로벌 고급차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성능, 디자인, 유통·서비스망 등이 꼽힌다.

성능과 디자인은 2008년과 2013년 각각 출시한 1·2세대 제네시스에서 상당 부분 검증받았다. 1세대 제네시스는 2009년 대형차급에서 아시아 최초로 북미 올해의 차를 수상했고 2세대는 지난해 미국 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IIHS)의 충돌 테스트에서 세계 최초로 29개 모든 세부 항목에서 만점을 받았다.

현대차가 고급차 브랜드에 새 이름을 붙이는 대신 제네시스를 활용하는 것도 이런 인지도를 활용하기 위해서다.

제네시스는 당분간 현대차의 기존 유통·서비스망을 활용할 계획이다. 일본 자동차 업체들이 1980년대 후반 고급차 브랜드를 출시하면서 미국 시장 중심으로 별도의 유통·서비스망을 구축한 것과 달리 초기부터 전 세계 시장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우선 기존 자산을 이용한다는 설명이다.

곽진 현대차 국내마케팅실장(부사장)은 “6종의 모델을 구축하는 2020년 이후에는 별도 전시장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