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 "내년 부동산 시장 어둡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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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재무
PF 보증서 손빼는 증권사들
"주택경기 식으면 유동성 우려"…재무 건전성 강화나서
HMC투자·하이투자 등 보증금액 올 들어 감소세 전환
PF 보증서 손빼는 증권사들
"주택경기 식으면 유동성 우려"…재무 건전성 강화나서
HMC투자·하이투자 등 보증금액 올 들어 감소세 전환
증권사들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관련 보증 업무에 소극적으로 임하고 있다. 2013년부터 신규 수익원으로 PF 보증 사업을 급격히 확대하면서 늘어난 재무 위험 부담이 한계에 이르렀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아파트 등 부동산 프로젝트 시행사들은 신축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착공 전에 PF 대출을 받은 뒤 분양대금 등을 통해 이를 상환한다. 증권사들은 이 과정에서 일정한 수수료를 받고 PF 대출 관련 보증을 서주고 있다. 이 때문에 부동산 가격 하락 등으로 분양계약이 해지되거나 입주가 지연될 경우 보증을 선 증권사들의 재무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져왔다.
○중소형 증권사 PF 보증 축소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HMC투자증권은 경기 용인시 동천2지구 아파트 분양사업을 위해 집행된 PF 대출 관련 유동화증권 보증 계약(대출채권 매입확약)을 지난달 23일 철회했다. 지난달 초 450억원의 대출이 집행될 당시엔 최종 만기일인 내년 9월까지 시공사와 연대보증을 하는 구조로 사업에 참여했지만 한 달도 안 돼 발을 뺀 것이다.
이 분양사업 시공사인 GS건설 관계자는 “HMC투자증권이 내부 보증한도 문제 등을 이유로 빠졌다”며 “관련 대출은 현재 시공사 단독 보증 구조로 바꿔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HMC투자 하이투자 교보 등 일부 중소형 증권사들은 2013년부터 PF 대출 보증 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보증잔액을 지속적으로 늘려왔다. 하지만 이들 증권사의 PF 관련 보증 규모는 올해 초를 정점으로 완만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이들 3사의 채무보증(매입보장 약정 제외) 잔액은 올 6월 말 현재 각각 1조141억원, 8539억원, 8188억원이다. 이는 올 3월 말 대비 각각 1.3%, 1.0%, 14.1% 감소한 수치다.
채무보증 관련 한도를 많이 소진한 데다 재무건전성 강화에 대한 회사 안팎의 요구가 높아진 결과란 분석이다. 이들 3사의 PF 보증잔액은 2013년 3월 말에는 8424억원, 2196억원, 434억원으로 지금보다 훨씬 적었다.
한 증권사 리스크관리 담당 임원은 “일부 중소형사의 경우 건전성지표인 영업용순자본비율(NCR)이 악화돼 과거와 같은 적극적인 보증업무가 부담스러워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내년 이후 부동산 경기를 어둡게 전망하고 전략적으로 신규 보증에 신중한 모습을 보이는 증권사들도 나타나고 있다. 한 중소형 증권사 대표는 “지금의 분양경기 훈풍이 오래 가지 않을 것으로 예상해 신규 PF 대출 관련 보증은 가급적 피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재무안정성 우려 커져
국내 증권사들은 2013년 이전까지만 해도 PF 대출을 기초자산으로 한 자산담보부기업어음(ABCP) 등 유동화증권의 차환(리파이낸싱)을 원활하게 돕는 ‘유동성 지원’(매입보장 약정) 역할에만 집중했다.
하지만 건설사들이 2010년 이후 줄줄이 신용등급이 떨어지면서 보증 능력을 상실하고 은행들마저 부동산 PF 관련 보증을 기피하자 증권사들이 이 ‘빈자리’를 빠르게 메우기 시작했다. 부동산 PF에 보증을 해주면 현금 지출을 하지 않아도 많게는 보증금액의 1%가 넘는 수수료를 챙길 수 있는 ‘짭짤한 장사’라는 인식이 퍼진 결과다.
자산운용사 등 투자자 입장에서도 부실화 우려가 높은 건설사보다는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높은 증권사가 보증한 PF 대출 관련 유동화증권에 투자하는 것을 선호했다. 특히 작년부터는 분양경기 호조가 이어지자 증권사들은 경쟁적으로 PF 관련 보증 규모를 늘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짧은 기간에 걸쳐 보증 규모가 지나치게 커지다 보니 증권사 재무안정성에 대한 우려도 커졌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2012년 8월부터 2013년 7월 사이 약 2035억원이었던 증권사 보증 PF 유동화거래 규모는 이후 1년 동안 3조7995억원으로 늘어났다. 올 7월까지 1년 동안에는 5조1728억원으로 급증했다.
황보창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증권사들의 PF 보증채무가 단기간에 급증했다”며 “주택경기 하락 시 부담이 누적돼 유동성 위기를 키울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
아파트 등 부동산 프로젝트 시행사들은 신축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착공 전에 PF 대출을 받은 뒤 분양대금 등을 통해 이를 상환한다. 증권사들은 이 과정에서 일정한 수수료를 받고 PF 대출 관련 보증을 서주고 있다. 이 때문에 부동산 가격 하락 등으로 분양계약이 해지되거나 입주가 지연될 경우 보증을 선 증권사들의 재무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져왔다.
○중소형 증권사 PF 보증 축소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HMC투자증권은 경기 용인시 동천2지구 아파트 분양사업을 위해 집행된 PF 대출 관련 유동화증권 보증 계약(대출채권 매입확약)을 지난달 23일 철회했다. 지난달 초 450억원의 대출이 집행될 당시엔 최종 만기일인 내년 9월까지 시공사와 연대보증을 하는 구조로 사업에 참여했지만 한 달도 안 돼 발을 뺀 것이다.
이 분양사업 시공사인 GS건설 관계자는 “HMC투자증권이 내부 보증한도 문제 등을 이유로 빠졌다”며 “관련 대출은 현재 시공사 단독 보증 구조로 바꿔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HMC투자 하이투자 교보 등 일부 중소형 증권사들은 2013년부터 PF 대출 보증 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보증잔액을 지속적으로 늘려왔다. 하지만 이들 증권사의 PF 관련 보증 규모는 올해 초를 정점으로 완만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이들 3사의 채무보증(매입보장 약정 제외) 잔액은 올 6월 말 현재 각각 1조141억원, 8539억원, 8188억원이다. 이는 올 3월 말 대비 각각 1.3%, 1.0%, 14.1% 감소한 수치다.
채무보증 관련 한도를 많이 소진한 데다 재무건전성 강화에 대한 회사 안팎의 요구가 높아진 결과란 분석이다. 이들 3사의 PF 보증잔액은 2013년 3월 말에는 8424억원, 2196억원, 434억원으로 지금보다 훨씬 적었다.
한 증권사 리스크관리 담당 임원은 “일부 중소형사의 경우 건전성지표인 영업용순자본비율(NCR)이 악화돼 과거와 같은 적극적인 보증업무가 부담스러워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내년 이후 부동산 경기를 어둡게 전망하고 전략적으로 신규 보증에 신중한 모습을 보이는 증권사들도 나타나고 있다. 한 중소형 증권사 대표는 “지금의 분양경기 훈풍이 오래 가지 않을 것으로 예상해 신규 PF 대출 관련 보증은 가급적 피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재무안정성 우려 커져
국내 증권사들은 2013년 이전까지만 해도 PF 대출을 기초자산으로 한 자산담보부기업어음(ABCP) 등 유동화증권의 차환(리파이낸싱)을 원활하게 돕는 ‘유동성 지원’(매입보장 약정) 역할에만 집중했다.
하지만 건설사들이 2010년 이후 줄줄이 신용등급이 떨어지면서 보증 능력을 상실하고 은행들마저 부동산 PF 관련 보증을 기피하자 증권사들이 이 ‘빈자리’를 빠르게 메우기 시작했다. 부동산 PF에 보증을 해주면 현금 지출을 하지 않아도 많게는 보증금액의 1%가 넘는 수수료를 챙길 수 있는 ‘짭짤한 장사’라는 인식이 퍼진 결과다.
자산운용사 등 투자자 입장에서도 부실화 우려가 높은 건설사보다는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높은 증권사가 보증한 PF 대출 관련 유동화증권에 투자하는 것을 선호했다. 특히 작년부터는 분양경기 호조가 이어지자 증권사들은 경쟁적으로 PF 관련 보증 규모를 늘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짧은 기간에 걸쳐 보증 규모가 지나치게 커지다 보니 증권사 재무안정성에 대한 우려도 커졌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2012년 8월부터 2013년 7월 사이 약 2035억원이었던 증권사 보증 PF 유동화거래 규모는 이후 1년 동안 3조7995억원으로 늘어났다. 올 7월까지 1년 동안에는 5조1728억원으로 급증했다.
황보창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증권사들의 PF 보증채무가 단기간에 급증했다”며 “주택경기 하락 시 부담이 누적돼 유동성 위기를 키울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