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업승계, 아름다운 바통터치] 창업 2세들이 주도한 변화, 글로벌 기업으로 진화 이끌었다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100년 대계' 꿈꾸는 수상기업
한경 ·중기청·가업승계기업협의회 주최
중소기업중앙회·IBK기업은행 주관
한경 ·중기청·가업승계기업협의회 주최
중소기업중앙회·IBK기업은행 주관
일야는 1978년 플라스틱 금형업체로 시작했다. 복사기, 냉장고 등 중대형 전자제품에 필요한 금형을 생산했다. 1999년 입사한 강정훈 대표(2세 경영인)는 ‘변화’를 모색했다. 그는 휴대폰 시장이 성장할 것이라고 보고 연구개발(R&D) 인력을 확충했다. 2000년 초 LG전자에 플라스틱 케이스를 납품하는 데 성공했다. 끝이 아니었다.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칩 등 핵심 부품을 제외한 제품을 일괄 제조하는 EMS(electronic manufacturing system) 업체로 또 한번 변신했다. 강 대표는 “100년, 200년 가는 회사가 되려면 끊임없는 변화가 필요하다”고 변신 배경을 설명했다.
30일 열린 ‘2015 가업승계, 아름다운 바통터치’ 행사에서 ‘명문장수기업’으로 선정된 업체들은 변신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국내에 안주하지 않고 일찌감치 글로벌화에 나선 것도 공통점이다. 업(業)을 확대하고, 시장을 넓히면서 30년 이상 성장을 이어왔다.
“안주는 없다”…과감한 도전과 투자
2세가 변신을 주도한 또 다른 회사는 한진화학이다. 이 회사는 1963년 평범한 페인트 업체로 출발했다. 1979년 안성철 대표(2세 경영인) 취임 후 변신에 성공했다. 선박과 해양플랜트에 쓰이는 도료와 스마트폰, 악기, 화장품 용기 도료 등 특수도료 시장을 개척했다. 디자인센터를 세워 산업용 도료에도 디자인을 접목하는 등 R&D에 힘썼다. 매출은 2011년 452억원에서 작년 634억원으로 44% 늘었다. 최근 친환경 도료를 앞세워 소비자판매(B2C) 시장에도 진출했다. 판매는 ‘생산자-대형 대리점-소매점-소비자’로 이어지는 전통적 유통경로 대신 온라인을 통해 소비자와 직접 접촉하는 방식을 택했다. 유통 마진을 줄여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것.
혈액을 보관하는 초저온냉동고를 수입하던 대한과학도 혁신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2005년 서은택 대표(2세 경영인)가 취임한 뒤 실험기기 제조에 본격 뛰어들었다. 정보기술(IT)을 접목했다. 2012년 세계 최초로 실험기기를 모바일과 웹으로 제어할 수 있는 ‘스마트-랩 시스템’을 개발했다. 최근 의료와 미용 등 헬스케어 시장에 새롭게 진출했다. 체성분 분석기와 고주파 미용장비 등을 내놓으며 영토를 확장하고 있다.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장은 “눈앞의 이익에 안주하지 않고 미래를 내다보는 회사가 오래간다”며 “미래를 생각하다 보면 기업가는 끊임없이 변화할 수밖에 없다”고 혁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국내는 좁다”…세계를 무대로
화학제품 포장용기를 생산하는 크로바케미칼의 강선중 대표는 “한우물을 파다 보니 세계시장이 열렸다”고 했다. 1976년 회사 퇴직금 300만원으로 창업했다. 연이은 실패 끝에 독일 업체에서 전량 수입하던 고밀도 폴리에틸렌 소재를 국산화하는 데 성공했다.
그로부터 40년 뒤 30여개국에 제품을 수출하는 글로벌 강소기업이 됐다. 강 대표는 “지난해 892억원 매출 중 80% 이상을 해외에서 올렸다”며 “세계를 보고 과감한 투자를 이어간 것이 성공 비결”이라고 전했다.
원태다이캐스팅은 국내 최초로 알루미늄·아연 등을 주조하는 다이캐스팅 기계를 내놓은 곳이다. 노진원 대표(2세 경영인)는 회사를 물려받은 뒤 안전벨트와 에어백 등 자동차 부품 업체로 변신을 꾀했다. 지금은 독일 벤츠와 BMW, 아우디 등 글로벌 업체가 원태다이캐스팅 부품을 사용한다. 세계 안전벨트 시장의 2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일찌감치 무인화 공장을 구축하는 등 원가 절감을 위해 공정 개선에 힘쓴 결과”라고 그는 설명했다.
이날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상을 받은 윤활유 제조업체 장암칼스도 세계에서 인정받는 강소기업이다. 1980년 수입 윤활유를 판매하다 국내 최초로 내열용 윤활유를 국산화했다. 400여종에 이르는 특수 윤활유도 생산하고 있다.
매출의 10% 정도인 20억원 이상을 매년 R&D에 투자한 결과다. 미국 GM, 크라이슬러와 일본 닛산, 혼다 등에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구연찬 장암칼스 대표는 “자동차 수요가 급증하는 아프리카 등 신시장 개척에도 나설 것”이라고 전했다.
한국OSG는 애플 아이폰 생산에 쓰이는 절삭공구를 제조하는 회사다. 1980년대 100% 일본에서 들여오던 초정밀 엔드밀(가공용 공구)을 1991년부터 일본에 수출하고 있다. 2010년에는 아이폰을 제조하는 중국 폭스콘이 제품을 대량으로 구매했다.
정태일 한국OSG 대표는 “제품의 정밀도와 내구성을 인정했다는 뜻”이라며 “40여건 이상의 산업재산권을 보유하고 있을 정도로 R&D에 투자한 덕택”이라고 말했다.
부여=이현동 기자 gray@hankyung.com
30일 열린 ‘2015 가업승계, 아름다운 바통터치’ 행사에서 ‘명문장수기업’으로 선정된 업체들은 변신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국내에 안주하지 않고 일찌감치 글로벌화에 나선 것도 공통점이다. 업(業)을 확대하고, 시장을 넓히면서 30년 이상 성장을 이어왔다.
“안주는 없다”…과감한 도전과 투자
2세가 변신을 주도한 또 다른 회사는 한진화학이다. 이 회사는 1963년 평범한 페인트 업체로 출발했다. 1979년 안성철 대표(2세 경영인) 취임 후 변신에 성공했다. 선박과 해양플랜트에 쓰이는 도료와 스마트폰, 악기, 화장품 용기 도료 등 특수도료 시장을 개척했다. 디자인센터를 세워 산업용 도료에도 디자인을 접목하는 등 R&D에 힘썼다. 매출은 2011년 452억원에서 작년 634억원으로 44% 늘었다. 최근 친환경 도료를 앞세워 소비자판매(B2C) 시장에도 진출했다. 판매는 ‘생산자-대형 대리점-소매점-소비자’로 이어지는 전통적 유통경로 대신 온라인을 통해 소비자와 직접 접촉하는 방식을 택했다. 유통 마진을 줄여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것.
혈액을 보관하는 초저온냉동고를 수입하던 대한과학도 혁신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2005년 서은택 대표(2세 경영인)가 취임한 뒤 실험기기 제조에 본격 뛰어들었다. 정보기술(IT)을 접목했다. 2012년 세계 최초로 실험기기를 모바일과 웹으로 제어할 수 있는 ‘스마트-랩 시스템’을 개발했다. 최근 의료와 미용 등 헬스케어 시장에 새롭게 진출했다. 체성분 분석기와 고주파 미용장비 등을 내놓으며 영토를 확장하고 있다.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장은 “눈앞의 이익에 안주하지 않고 미래를 내다보는 회사가 오래간다”며 “미래를 생각하다 보면 기업가는 끊임없이 변화할 수밖에 없다”고 혁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국내는 좁다”…세계를 무대로
화학제품 포장용기를 생산하는 크로바케미칼의 강선중 대표는 “한우물을 파다 보니 세계시장이 열렸다”고 했다. 1976년 회사 퇴직금 300만원으로 창업했다. 연이은 실패 끝에 독일 업체에서 전량 수입하던 고밀도 폴리에틸렌 소재를 국산화하는 데 성공했다.
그로부터 40년 뒤 30여개국에 제품을 수출하는 글로벌 강소기업이 됐다. 강 대표는 “지난해 892억원 매출 중 80% 이상을 해외에서 올렸다”며 “세계를 보고 과감한 투자를 이어간 것이 성공 비결”이라고 전했다.
원태다이캐스팅은 국내 최초로 알루미늄·아연 등을 주조하는 다이캐스팅 기계를 내놓은 곳이다. 노진원 대표(2세 경영인)는 회사를 물려받은 뒤 안전벨트와 에어백 등 자동차 부품 업체로 변신을 꾀했다. 지금은 독일 벤츠와 BMW, 아우디 등 글로벌 업체가 원태다이캐스팅 부품을 사용한다. 세계 안전벨트 시장의 2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일찌감치 무인화 공장을 구축하는 등 원가 절감을 위해 공정 개선에 힘쓴 결과”라고 그는 설명했다.
이날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상을 받은 윤활유 제조업체 장암칼스도 세계에서 인정받는 강소기업이다. 1980년 수입 윤활유를 판매하다 국내 최초로 내열용 윤활유를 국산화했다. 400여종에 이르는 특수 윤활유도 생산하고 있다.
매출의 10% 정도인 20억원 이상을 매년 R&D에 투자한 결과다. 미국 GM, 크라이슬러와 일본 닛산, 혼다 등에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구연찬 장암칼스 대표는 “자동차 수요가 급증하는 아프리카 등 신시장 개척에도 나설 것”이라고 전했다.
한국OSG는 애플 아이폰 생산에 쓰이는 절삭공구를 제조하는 회사다. 1980년대 100% 일본에서 들여오던 초정밀 엔드밀(가공용 공구)을 1991년부터 일본에 수출하고 있다. 2010년에는 아이폰을 제조하는 중국 폭스콘이 제품을 대량으로 구매했다.
정태일 한국OSG 대표는 “제품의 정밀도와 내구성을 인정했다는 뜻”이라며 “40여건 이상의 산업재산권을 보유하고 있을 정도로 R&D에 투자한 덕택”이라고 말했다.
부여=이현동 기자 gr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