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패션 브랜드 자라(ZARA)의 창업주 아만시오 오르테가 인디텍스 회장이 서울 명동의 복합상업시설인 ‘엠플라자’를 매입한다. 막대한 재력을 앞세워 10여년 전부터 전 세계 부동산시장의 ‘큰손’으로 군림하고 있는 오르테가 회장이 아시아 지역 부동산을 사들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세계 2위 갑부의 명동 입성
2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미국계 자산운용사 인베스코는 명동 엠플라자의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스페인계 자산운용사인 폰테 가데아 프라이빗에쿼티(Ponte Gadea PE)를 선정했다. 오르테가 회장은 이 회사를 통해 개인 자산을 운용하고 있다. 매각 측은 4300억원 상당의 입찰가를 써낸 폰테 가데아 PE를 우선협상자로 선정하고 세부 조건을 협의하고 있다.
엠플라자의 주소는 서울 중구 명동2가 31의 1. 명동 한복판 옛 제일백화점 자리에 있다. 1971년 준공돼 2008년 리모델링을 거쳐 지하 2층~지상 22층, 연면적 2만7010㎡의 현재 모습을 갖췄다. 지하 1층~지상 5층에는 패션 브랜드 자라와 포에버21의 플래그십 스토어(브랜드를 대표하는 대형 매장)가 있다. 지상 7~22층에는 일본의 서일본철도그룹이 운영하는 솔라리아니시테츠호텔이 9월부터 문을 열고 영업 중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자라와 포에버21은 2023년까지, 호텔은 2027년까지 임대 기간이 남았다”며 “안정적인 임대수익뿐 아니라 호텔의 영업실적에 따라 초과 수익도 낼 수 있는 건물”이라고 말했다.
본인이 세우고 키운 글로벌 브랜드인 자라의 플래그십 스토어가 입점한 건물이라는 점도 오르테가 회장이 투자를 결심한 이유라는 분석이다. 오르테가 회장은 인디텍스그룹을 통해 자라, 마시모두띠, 풀앤베어 등의 패션 브랜드를 갖고 있다. 올해 포브스가 선정한 갑부 순위에서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에 이어 세계 2위에 올라 있다.
○글로벌 부동산 쥐락펴락
이번 입찰에는 미래에셋자산운용, 이지스자산운용, 코람코자산신탁, 도이치자산운용 등 국내 기관과 해외 투자자들이 대거 몰렸다. 폰테 가데아 PE는 평균 입찰가(약 4200억원)를 웃도는 4300억원을 제시했다. 가장 높은 가격은 아니었지만 자금을 조달할 능력이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투자확약서(LOC)를 제출한 것이 신뢰성을 높였다는 관측이다. 향후 기관투자가로부터 자금을 조달해야 하는 운용사보다는 확실한 자금력을 증명한 개인 자산가를 더 선호한다는 얘기다.
오르테가 회장은 엄청난 개인 재산을 앞세워 글로벌 부동산시장에서 기관투자가들을 제압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2011년 말 43층 규모의 스페인 마드리드 ‘피카소 타워’ 입찰 과정은 유명한 일화다. 글로벌 부동산투자회사인 티시먼스파이어프로퍼티스의 매입이 거의 결정된 상황에서 매입가 5억5600만달러 전액을 현금으로 내겠다는 조건을 내걸며 막판에 매물을 가로챘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오르테가 회장의 지난해 말 기준 추정 부동산 자산은 61억달러(약 6조9000억원)에 이른다. 미국 뉴욕 맨해튼의 미드패킹 지구, 베벌리힐스의 로데오 드라이브, 영국 런던의 웨스트엔드 내 알짜 부동산들이 그의 ‘쇼핑 리스트’에 포함돼 있다.
신세계에서 임직원과 일부 협력사 직원의 사번 등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신세계는 “그룹 내부 인트라넷 시스템에서 임직원 및 일부 협력사 직원 8만여 명의 사번이 외부로 유출된 정황을 확인했다”고 26일 밝혔다. 유출된 정보에는 직원 이름, 소속 부서, 인터넷 주소(IP) 등이 포함됐다.정보가 유출된 대상은 신세계백화점 및 이마트 등 그룹 계열사 임직원과 정보기술(IT) 계열사인 신세계I&C의 협력업체 직원 등이다. 고객 정보는 유출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이번 정보 유출은 악성코드 감염으로 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내부 직원 소행인지, 부주의에 따른 외부 악성코드 감염 사고에 따른 것인지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그룹 인트라넷을 관리하는 신세계I&C는 사고를 인지한 직후 관련 시스템과 계정을 긴급 점검하고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한 차단 조치를 했다. 정확한 사고 원인과 영향 범위는 관계기관과 협력해 조사할 예정이다.신세계는 지난 24일 개인정보 유출을 처음 인지한 뒤 이틀이 지난 이날 한국인터넷진흥원에 신고했다. 임직원에게는 비밀번호를 즉시 변경하고 의심스러운 이메일에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신세계 관계자는 “자세한 사고 원인은 조사 중”이라며 “재발 방지를 위해 보안관리 체계를 한층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라현진 기자
LG에너지솔루션이 지난해 4월 글로벌 배터리팩·배터리관리시스템(BMS) 업체 FBPS와 맺은 4조원 규모 공급 계약이 해지됐다. 지난주 미국 포드와 계약한 9조6000억원 물량이 해지된 데 이어 또다시 대형 악재가 터진 것이다.LG에너지솔루션은 FBPS의 배터리사업 철수로 지난해 4월 체결한 19GWh 전기차 배터리 모듈 공급 계약을 해지한다고 26일 공시했다. 전기버스(250㎾h 규모 기준) 7만8000대 분량이다. 계약 해지 금액은 이날 환율 기준 3조9217억원이다. 전체 계약액 27억9500만달러 가운데 이미 이행된 물량(1억1000만달러)을 제외한 잔여분이 취소됐다.FBPS는 독일 프루덴베르크그룹이 2018년 미국 배터리팩·BMS 업체 잘트에너지를 인수하면서 출범한 회사다. 미국 미시간주 미들랜드에 팩 조립 공장을 운영해 왔다. LG에너지솔루션이 폴란드 브로츠와프 공장에서 생산하는 배터리 모듈을 공급받아 팩으로 조립한 뒤 대형 전기버스 전기트럭 등 북미 상용차 시장에 판매할 계획이었다. 전기차 시장의 미래가 불확실하다는 판단에 최근 사업을 철수하기로 했다.LG에너지솔루션의 대규모 공급 계약 해지는 이달 들어서만 두 번째다. 지난 17일에는 포드와 맺은 9조6000억원 규모 배터리 공급 계약이 파기됐다. 포드가 수익성을 앞세워 전기 픽업트럭 F-150 라이트닝 생산을 중단하고 차세대 전기 픽업트럭(T3)과 전기 상용 밴 개발 계획도 취소했기 때문이다.14조원 넘는 일감이 증발한 LG에너지솔루션은 중장기 공장 가동 계획을 다시 짜야 하는 부담이 생겼다. 재무적 충격은 크지 않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통상 대형 수주를 하면 고객사 요구를 반영해 전용 라인을 구축하지만, 이번 계약은 기존 라인에서 생산할 수
HD현대중공업이 필리핀 국방부로부터 호위함을 수주하며 ‘함정 수출 20척’ 달성을 예고했다.HD현대중공업은 필리핀 국방부와 3200t급 호위함 2척의 건조 계약을 체결했다고 26일 공시했다. 계약금액은 8447억원으로, 두 함정은 2029년 하반기 인도된다.이번 계약은 HD현대중공업이 앞서 필리핀에 인도한 2600t급 ‘호세 리잘급’과 3200t급 ‘미겔 말바르급’ 호위함(사진)의 운용 성과가 바탕이 됐다. 기존 함정의 품질과 기술력에 대한 신뢰가 추가 발주로 이어진 것이다.필리핀은 해군 현대화 사업인 ‘호라이즌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HD현대중공업이 추가 수주한 호위함은 올해 인도된 미겔 말바르급과 동일한 사양 기반이어서 필리핀 해군이 운용 중인 지휘통제 및 작전 체계와의 호환성이 크다.HD현대중공업이 필리핀에 수출하는 함정은 12척으로 늘어났다. 회사는 이를 통해 전 세계 누적 함정 수출 실적이 20척이 됐다고 밝혔다. HD현대중공업은 최근 HD현대미포와의 합병을 마무리하고 HD현대미포의 독·설비·인적 역량을 결합해 함정 건조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있다.주원호 HD현대중공업 사장(함정·중형선사업부 대표)은 “이번 계약은 한·필리핀의 공고한 전략적 파트너십이 이뤄낸 성과이자 HD현대중공업의 기술력과 사업관리 역량이 확인된 결과”라며 “필리핀 해군의 신뢰받는 핵심 파트너로서 협력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김진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