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교통 신가치 창출"…120여개국 3500명 전문가, 서울 집결
100년 역사의 국제 도로·교통 관련 기구인 세계도로협회(PIARC)가 주최하는 대형 MICE(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회) 행사가 다음달 2~6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다. 120여개국에서 3500여명의 도로·교통 분야 정부 및 기업 관계자가 참가하는 제25회 서울 세계도로대회다.

1970년 경부고속도로 개통과 함께 본격화된 한국의 도로·교통산업 역사상 세계 도로·교통 전문가가 한자리에 모이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행사 개최로 얻을 성과와 효과에 관련 업계와 전문가들이 주목하는 이유다.

1908년 시작해 올해로 25회째인 세계도로대회는 파리에 본부를 둔 세계도로협회가 4년마다 회원국을 돌며 여는 도로·교통 분야 국제 MICE 행사다. 120여개 회원국 정부와 기업 대표단이 집결해 세계 도로·교통 정책의 방향을 정하고 최신 기술 정보를 공유하는 자리로, 도로·교통 분야 세계 올림픽으로 불린다.

한국은 2007년과 2010년 두 번의 도전 끝에 대회 유치에 성공, 아시아에서는 일본과 말레이시아에 이어 세 번째로 대회 개최국에 이름을 올렸다. 더욱이 이번 행사는 세계도로대회 100주년을 앞두고 열린다는 점에서 상징성과 의미가 크다는 해석이다.

이번 서울 세계도로대회의 주제는 ‘길과 소통, 도로·교통의 신(新)가치 창출’이다. 단순히 사람과 물자를 나르는 통로로서의 기능 외에 최신 정보통신 기술과의 접목을 통해 다양한 사회·문화적 기능으로 진화하고 있는 도로·교통 산업의 가치와 비전을 재조명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회원국 정부 대표단과 관련 전문가 등이 참가하는 이번 행사는 국제행사 개최로 인한 유무형의 효과를 확인하는 기회가 될 전망이다. 도로 건설이나 교통 시스템 도입 등 대부분의 프로젝트가 정부 또는 기관 주도로 이뤄지는 시장의 특성을 고려할 때 세계 각국 정부와 기업 관계자가 한자리에 모이는 기회를 통해 관련 업계의 해외 진출이 비약적으로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와 한국도로공사 등 이번 대회를 준비한 대회 조직위원회 관계자들이 각국 정부 대표단과 정책 및 제도를 공유하는 공식 프로그램 외에 기술 전시회와 비즈니스 상담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한 것도 이 때문이다. 국내에서 처음 열리는 도로·교통분야 최대 국제행사인 만큼 그 효과를 관련 기관과 기업이 장기적으로 누릴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겠다는 것이다.

더욱이 이번 대회는 최초로 개발도상국과 선진국 간 교류·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장관 선언문 채택이 예정돼 있어 세계 도로·교통시장을 확대하는 기폭제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김학송 서울 세계도로대회 조직위원장은 “프랑스 미국 영국 독일 이탈리아 일본 등 과거에 세계도로대회를 열었던 국가들은 아시아와 아프리카 등에서 아직 개최국 프리미엄을 누리며 시장을 확대하는 효과를 누리고 있다”며 “국내외 관련 기업과 바이어 간 활발한 정보 공유와 비즈니스 상담 기회를 늘리기 위해 행사 공식 프로그램인 학술 세미나 외에 전시회, 비즈니스 상담, 기술 시찰 등 별도의 비즈니스 프로그램을 전략적으로 배치해 운영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의 경제성장 과정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한 도로·교통 산업의 우수성을 알리는 자리도 마련된다. 3일 열리는 ‘한국의 길’ 특별세미나는 한국의 도로 발전 역사와 최신 기술을 도로 개발 수요가 높은 아시아·아프리카 지역 정부 대표단에 소개해 실질적인 비즈니스로 이어가기 위해 마련된 전략 프로그램이다. 국토연구원 교통연구원 도로교통연구원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 건설기술연구원 등 5개 연구기관이 공동으로 주최하는 행사다.

이 외에 기술시찰과 전시회는 국내 기업의 기술력과 경쟁력을 직접 보여주기 위해 마련된 비즈니스(B2B) 프로그램이다. 유관기관과 연구개발(R&D)센터를 하나의 코스로 묶어 지능형 교통체계(ITS)와 스마트 하이웨이 등 첨단 정보통신 기술을 이용한 도로·교통 기술과 시스템을 보여줄 계획이다.

대회 기간에 코엑스 3층 전시장(C홀)에서 열리는 전시회에서는 38개 관련 기관과 연구센터, 100여개 국내외 기업이 참가해 도로건설, 운영 시스템, 서비스 등 분야별 최신 기술과 제품을 전시하고 비즈니스 상담회 등도 진행한다.

이선우 기자 seonwoo_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