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경기 불황과 미국 내 골프시장 위축에도 불구하고 아시아 골프시장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습니다. 한국은 이번 ‘2015 프레지던츠컵’을 계기로 아시아 골프산업의 중심지로 성장할 수 있음을 확인시켰습니다.”

"프레지던츠컵 성공한 인천, 아시아 '골프 메카'로 키워라"
미국 스포츠마케팅기업인 IMG의 폴 벌리 부사장(54·사진)은 최근 강원 홍천 비콘힐CC에서 한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프레지던츠컵 성공 요인으로 “아름다운 골프코스, 가까운 공항, 다양한 즐길거리”를 꼽았다.

인천 송도에서 열린 ‘2015 프레지던츠컵’ 참관차 한국을 방문한 그는 2002년부터 IMG에서 골프 부문을 총괄하고 있는 전문경영인이다. 영국에서 태어나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뒤 PGA(미프로골프협회) 프로 자격을 획득했다. 선수 생활을 마치고 골프장 경영자로 변신한 그는 이후 15년 이상 스코틀랜드 턴베리 골프클럽과 남아프리카 선시티 골프리조트 등에서 CEO로 활동했다.

IMG는 세계 25개국에서 스포츠 이벤트, 미디어, 패션 등과 관련해 매년 수많은 이벤트, 토너먼트 등을 열고 있다. 자회사인 IMG GCM을 통해 미국 영국 독일 등 20개국 400여개 골프장의 개발과 설계, 위탁 운영 등도 추진하고 있다. 대회 운영 권리자인 IMG는 아시아에서 처음 열린 이번 ‘2015 프레지던츠컵’에서 PGA, 조직위원회 등과 긴밀한 협력을 통해 골프대회 운영 노하우를 전수하는 한편 인천시와 잭니클라우스GC, 풍산그룹, 코오롱, 현대자동차 등 후원사 영입도 적극 도왔다.

벌리 부사장은 이번 프레지던츠컵 대회가 한국 골프산업이 한 단계 성장하는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대회의 성공 개최는 한국뿐 아니라 아시아 전역의 골프산업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됐으며,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큰 골프이벤트를 성공적으로 치를 수 있는 잠재력을 지녔다는 것을 세계 골프팬들에게 증명했다”고 평가했다.

대회 개최로 인한 경제적 효과에 대해 그는 “미국 내 회계법인 등을 통해 추산한 프레지던츠컵 기존 개최지의 경제적 파급효과는 하루 평균 약 1362억원으로 추산된다”며 “이번 대회를 통해 인천시와 한국은 적어도 3000억원 이상의 경제적 효과를 얻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32개 언어로 226개국에 생중계된 이번 대회가 명승부를 거듭하며 세계 10억명 이상의 골프팬을 매료시켰기 때문에 적어도 2억달러(약 2200억원) 이상의 미디어 노출 효과도 누렸을 것이란 게 그의 설명이다.

“세계적 스타급 선수들이 총출동했던 이번 대회를 통해 더 많은 주니어 골퍼들이 골프에 매진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더욱이 멋진 코스와 바다를 낀 아름다운 도시가 세계에 알려진 만큼 미국과 유럽 등에 편중된 장거리 골프여행객의 방문이 크게 늘어날 수 있어요. 골프 여행객은 일반 여행객에 비해 세 배 이상의 비용을 지출하는 프리미엄 여행객이기 때문에 이번 대회를 계기로 인천을 아시아 골프 메카로 부각시킬 수 있는 다양한 노력을 펼쳐야 합니다.”

한국 골프장업계에 대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골프장 수가 많다는 것은 결코 단점이 아닙니다. 하지만 골프 마니아들은 누구나 자신의 수준과 경제적 조건 등 상황에 맞는 차별화된 골프장에서 라운드하길 바란다는 걸 잊어선 안 됩니다. 국경을 넘나드는 글로벌 골프 투어리즘이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고 골프산업에 대한 아시아 시장의 잠재력이 점점 커지고 있기 때문에 시설이라는 장소 개념을 넘어 가치를 높일 수 있는 ‘공간의 개념’으로 독창적인 색깔을 찾는 데 더 많은 공을 들여야 합니다.”

홍천=유정우 기자 seeyo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