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시내면세점 따면 5년간 매출 10조"
신세계그룹은 서울 시내면세점 재입찰에 성공해 개점 첫 1년 동안 1조50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하겠다는 면세점 사업 청사진을 발표했다. 5년 특허 기간 동안 총 10조원의 매출을 올리고, 14만명의 고용을 창출한다는 구상이다.

신세계 면세점법인 신세계디에프의 성영목 사장(사진)은 26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회현동 백화점 본점 신관과 인근 메사빌딩 등에 3만3400㎡(약 1만100평) 규모의 면세점 관련 시설을 조성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신관(8~14층)에는 면세점이, 메사빌딩 7개층에는 관광 및 상생콘텐츠 시설이 들어서게 된다.

신세계는 첫해 매출 목표를 1조5000억원으로 잡았다. 국내 2위 면세매장인 장충동 신라면세점의 1조2000억원(업계 추정치)보다 3000억원이 많고, 최대 면세점인 소공동 롯데면세점 본점의 1조9763억원(2014년)에 육박하는 규모다. 성 사장은 “매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그룹의 모든 자원을 시내면세점 운영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은 신세계의 시내면세점 진입이 경제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특허 만료로 재입찰 절차가 진행되고 있는 롯데 월드타워점과 SK 워커힐면세점의 매출은 각각 4800억원과 2600억원 선에 머물고 있다.

신세계 "시내면세점 따면 5년간 매출 10조"
매출 목표를 너무 높게 잡은 것 아니냐는 질문에 성 사장은 “외국인 관광객 증가 추이, 신세계백화점을 방문한 외국인 수, 소공동 롯데면세점의 매출 추이 등을 기초로 시뮬레이션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명동·남대문시장 일대를 둘러본 외국인 관광객 930만명 중 180만명만 롯데면세점 본점을 방문해 시내 면세 쇼핑의 수요와 잠재력이 여전히 크다는 분석이다.

자체 네트워크를 활용해 서울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을 늘리는 데 주력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성 사장은 “지난해 927만명이었던 서울 도심 관광객 수를 2020년까지 두 배 수준인 1700만명으로 늘리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신세계는 15개 도심 관광 활성화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다. 그랜드 세일 페스티벌, 전통시장 먹거리 탐방 프로그램, 메이드 인 코리아 아트 프로그램, 한국 전통문화 탐방 프로그램, 한류스타 초청 콘서트 등이다.

5년 동안 2700억원 규모의 사회공헌 및 상생투자 계획도 밝혔다. 남대문시장 등 전통시장 활성화, 한류특화 클러스터 조성, 한국은행 앞 분수광장 리뉴얼, 미디어 파사드 아트 조명쇼 등이 주요 내용이다. 신세계는 분수광장의 경우 로마의 트레비 분수처럼 서울 도심을 상징하는 아이콘으로 개발한다는 구상이다.

성 사장은 “새로운 도심 관광자원을 개발해 서울 도심이 뉴욕 맨해튼, 일본 긴자, 홍콩 침사추이 같은 세계적인 관광도시로 도약하는 데 힘을 보태겠다”고 강조했다. 또 “5년 동안 10조원의 면세점 매출로 14만명의 고용 창출을 유발하고, 기존 점포 인력도 100% 승계하겠다”고 말했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