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과 함께 대표적인 주주환원 수단으로 꼽히는 자사주 매입 규모가 하반기 들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하나금융투자 분석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20일까지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의 자사주 순매입액(매입액에서 매도액을 뺀 수치)은 5102억원을 기록했다. 올 들어 7월까지 월별 자사주 순매입액은 4000억원을 밑돌았지만 8월부터 분위기가 바뀌었다. 8월과 9월에도 자사주 순매입액이 6394억원과 7680억원에 달하는 등 자사주 매입 규모가 늘어나는 추세다.

최근 석 달간 자사주 매입이 급증하면서 올해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시가총액 대비 자사주 순매입액 비율도 0.37%로 최근 5년 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자사주 매입 효과 기대도 커지고 있다. 장희종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자사주 매입은 주당순이익(EPS) 상승 효과를 가져온다”며 “유통 주식 수를 줄여 수급개선 효과를 볼 수 있는 것도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지난해 자사주를 취득한 상장사의 경우 공시 다음날 평균 1.35%, 만료일까지 평균 4.18%의 주가 상승률을 보였다.

자사주 매입으로 주주환원 정책을 강화하고 있는 종목에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늘고 있다. 이달 들어 자사주 매입을 하고 있는 회사는 제일약품, 한미반도체, 미원에스씨 등 20개로 집계됐다.

장 연구원은 “영풍제지SK, 두산건설은 자사주 순매입액 비율이 2%를 웃돌고 있다”며 “지난해 연말처럼 자사주 매입 종목들의 양호한 성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