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송지연 씨, 조혜윤 씨, 권현진 씨
왼쪽부터 송지연 씨, 조혜윤 씨, 권현진 씨
30대 여성 작가들이 톡톡 튀는 아이디어 작품으로 가을 화단을 풍성하게 장식하고 있다. 기발한 상상력을 동원해 해외 도시 풍경을 소재로 현실을 이야기하는 송지연 씨(34), 독특한 여성 캐릭터를 통해 인간의 감정을 묘사하는 조혜윤 씨(32), 다채로운 색감으로 현대 산업사회의 불확실성을 읽어내는 권현진 씨(30) 등이다.

오는 27일까지 서울 인사동 선화랑에서 개인전을 여는 송씨는 지난해 유럽에서 생활하며 경험한 도시 풍경을 담은 작품 37점을 내보이고 있다. 지난해 세계 작가들이 한데 모여 작업하는 파리국제예술공동체에 머물렀던 그는 파리 도심 풍경과 그곳에서 느꼈던 감정을 화폭에 담았다. 송씨는 “나를 찾기 위해 살아왔고, 내가 사는 도시를 그렸다”며 “도시는 삶의 의미를 찾게 할 뿐만 아니라 그럴 힘을 주기도 하고 때로는 위안을 얻기도 하는 그런 곳”이라고 말했다. (02)734-0458

올해 청작미술상을 받은 조씨는 사랑과 행복의 감정을 캐릭터로 형상화했다. 서울 압구정동 청작화랑에서 21일 개막한 그의 개인전에는 동화나 만화에 나옴직한 큰 눈의 귀여운 소녀 모습을 리얼하게 그린 근작 20여점을 걸었다. 입고 있는 옷, 머리띠, 한쪽 귀에 꽂은 꽃, 파스텔톤의 배경이 조화를 이룬 동화적인 작품들이다. 조씨는 “사람들이 느끼는 사랑의 모습에 관심이 많다”며 “꽃이나 소녀처럼 아름다운 대상을 서양과 동양의 융합 형태로 제작했다”고 설명했다. 다음달 1일까지. (02)549-3112

23일부터 다음달 14일까지 서울 방배동 유중갤러리에서 개인전을 여는 권씨는 다채로운 원색을 이용해 현대사회에 잠재된 불확실의 근원, 현대인의 기억과 체험, 삶의 파편들을 독특한 추상 화법으로 이야기한다. ‘리듬 속의 오피리즈’을 주제로 한 이번 전시에서는 2m 크기의 추상화 14점과 스테인리스스틸 작품, 영상 작품 등 30여점을 만날 수 있다. 그의 작품들은 얼핏 보면 한없이 부드럽게 펼쳐진 바닷가의 모래언덕, 조용히 흐르는 듯한 이미지, 신비스러운 문양이 점층적으로 어우러진 지도 풍경처럼 보인다.

권씨는 “붓끝의 기교가 아니라 가슴에서 배어 나오는 내면의 울림으로 추상 풍경의 이미지를 도출해 냈다”고 설명했다. (02)536-1108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