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급 전범이 합사된 일본 야스쿠니(靖國)신사를 일본 국회의원이 집단으로 참배했다.

20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야스쿠니신사의 추계 예대제(例大祭·제사) 마지막 날인 이날 오전 '다함께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는 국회의원 모임' 소속 여야 중·참의원이 단체로 도쿄도(東京都) 지요다(千代田)구 소재 야스쿠니신사를 방문해 참배했다.

올해 일본 패전일(8월 15일)에 67명, 봄 제사에 106명이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는 등 이 모임 소속 의원은 집단 참배를 주기적으로 반복하고 있다.

17일부터 이어진 이번 제사에는 이와키 미쓰히데(岩城光英) 법상(법무부 장관에 해당)과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총무상 등 각료 2명이 참배했다.

각료 신분은 아니지만 일본 정부에 몸담은 인사 중 조부가 전몰자(戰歿者)라고 밝힌 자민당 다카토리 슈이치(高鳥修一, 3선 중의원) 내각부 부(副)대신도 참배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직접 참배하지 않았으나 '마사카키'(眞신<木+神>)라는 공물을 신사에 봉납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참배나 공물 봉납이 사인(私人)으로서의 행위이며 종교의 자유에 관한 문제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아베 총리가 보낸 공물에 '내각 총리대신 아베 신조'라는 표기가 덧붙는 등 공무용 직함이 사용됐다.

야스쿠니신사는 근대 일본이 일으킨 여러 전쟁에서 사망한 이들의 영령을 떠받드는 시설이며 사형당한 도조 히데키(東條英機) 전 총리 등 태평양전쟁 A급 전범 14명을 포함해 246만 6천여 명이 합사돼 있다.

일본 국회의원이나 각료는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분들에게 예의를 표하는 것'이라는 명분 등으로 야스쿠니신사 참배를 참배하고 있으나 이런 행위는 침략 전쟁을 정당화하는 행위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아베 총리는 2013년 12월 26일에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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