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IT) 기업의 미국 주식시장 상장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금융자료 제공업체인 딜로직의 자료를 인용해 올해 미국 주식시장에 상장된 기업 중 IT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14%에 그쳤다고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1990년대 중반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라고 딜로직은 설명했다.

IT기업의 상장이 저조한 것은 기업이 희망하는 기업 가치와 투자자들이 평가하는 가치가 다르기 때문이다.

즉 상장을 통해 기업이 기대하는 수준의 자금을 마련할 수 없을 것이라는 관측에 따라 무리하게 기업공개를 하지 않고 있다.

실제로 클라우드 스토리지 업체인 드롭박스(Dropbox)는 올 초 펀딩을 성공적으로 마쳐 기업가치가 40억 달러에서 100억 달러로 오른 것으로 평가받았지만, 최근 투자 전문가들은 드롭박스가 100억 달러에 기업공개를 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뉴욕의 금융서비스업체인 블랙록(BlackRock)은 드롭박스의 주당 평가 가격을 24% 하향하기도 했다.

투자 전문가들이 IT기업에 대한 시장의 평가 가격을 낮추는 것은 최근 상장된 IT기업의 주가가 곤두박질 친 것과 무관치 않다.

지난해 이후 벤처캐피탈의 지원으로 기업공개를 한 49개 IT기업 중 적어도 11개는 기업공개 때의 가격보다 낮은 주가를 형성하고 있다.

특히 모바일 소프트웨어 회사인 모바일아이언(MobileIron)과 케어닷컴(Care.com), 에이피지(Apigee), 에어로하이브(Aerohive) 등은 적게는 40%, 많게는 60% 주가가 떨어졌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실리콘밸리의 최고 유망한 창업기업조차 투자자의 눈에는 훨씬 낮은 가치로 평가되고 있다"면서 "IT기업의 상장이 부진하면 이들 기업의 직원 채용이 어려워지며, 창업기업에 대한 투자가 위협받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뉴욕연합뉴스) 박성제 특파원 sungj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