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하반기 들어 마카오에서 도박에 빠져 거액을 탕진한 한국인들이 강도질과 허위 도난 신고 등으로 현지 경찰에 잇따라 체포되자 교민 사회가 술렁이고 있다.

20일 마카오 교민 사회 등에 따르면 한국인 이모(33)씨는 지난달 16일 새벽 마카오 타이파섬에서 귀가하던 여성의 머리를 망치로 내려친 뒤 1만 파타카(약 146만 원)가 든 현금을 들고 달아났다가 사흘 뒤 경찰에 체포됐다.

한국에서 사무직 직장이던 이씨는 지난 5월 마카오에 입국한 뒤 도박에 빠져 체류기간인 3개월을 넘긴 채 마카오에 머문 것으로 전해졌다.

이씨는 경찰에 체포된 후 돈을 모두 탕진한 후 도박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강도 행각을 벌였으며 강도로 뺏은 돈 1만 달러도 도박으로 모두 잃었다고 진술했다.

피해 여성은 머리에 30여 바늘을 꿰매는 부상을 당했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7월 말에는 30살 최모씨가 도박으로 20만 홍콩달러(3천만 원)를 잃은 뒤 공원에서 강도를 당해 5만 홍콩달러를 뺏겼다고 허위 신고했다가 범죄날조 혐의로 경찰에 연행됐다.

최씨는 마카오에 함께 온 모친을 통해 경찰에 도난 신고를 했다가 모친의 진술을 의심한 경찰이 계속 추궁하자 허위신고를 인정했다.

마카오 교민들은 한국인 도박으로 거액을 잃고서 잠적하거나 자살하는 예도 있다고 전했다.

교민들은 마카오에서 한국인 범죄가 잇따르자 250여 명에 불과한 교민사회의 입지가 위축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 교민은 "그동안 한국인들끼리 충돌하는 경우는 있었지만, 한국인이 마카오 현지인을 상대로 범행하는 경우는 이례적인 일"이라며 "마카오에서 교민들에 대한 이미지가 악화할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마카오연합뉴스) 최현석 특파원 harris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