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 서울공항에서 열린 ‘ADEX 2011’ 모습
성남 서울공항에서 열린 ‘ADEX 2011’ 모습
항공산업이 한국의 경제 발전을 이끌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자동차, 철강, 조선 등 주력 산업군과 함께 1970년대 태동했지만 2013년 기준 생산액은 약 3조9000억원에 불과하다. 세계시장에서의 순위는 15위권이다. 발전 여지가 큰 것이다.

5년 새 두 배 성장

최근 한국 항공산업은 고속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20년 이상 1조원 이하에 머물렀던 생산 규모가 최근 5년 새(2010~2014년) 172% 급증했다. 올해에는 생산액 기준 55억5400만달러, 수출액 기준 28억4400만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KT-1과 T-50 등 군용 완제기의 성공적인 개발 후 한국 공군 납품은 물론 해외시장을 뚫은 데다 보잉, 에어버스 등에 대한 부품 수출도 늘어났기 때문이다. 일본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우수하고 각종 부품 개발 경쟁력은 중국에 앞선다. 세계 일류 수준의 기계, 소재, 자동차, 전자 등 항공 연계산업에서도 경쟁력을 갖췄다.
[서울 국제 항공우주·방위산업 전시회 2015] 국내 항공산업 올 생산액 55억달러…T-50 등 군용기 개발 성공…부품수출 급증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세계 항공시장 규모가 2014년 5826억달러에서 2023년에는 8410억달러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보잉과 에어버스 등 민항기 시장을 양분한 ‘빅2’가 글로벌 분업구조를 재편하고 있는 것도 기회다. 이들은 직접 부품사를 관리하던 방식에서 탈피, 제1협력업체에 부품조달을 총괄시키는 다층적인 분업체계를 도입하고 있다. 일본 미쓰비시·가와사키 중공업, 캐나다 봄바르디어, 이탈리아 알레니아, 한국 KAI와 대한항공 등 간 경쟁을 유도해 가격경쟁력을 확보하려는 것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자본 조달의 어려움을 덜기 위해 1차 협력사와의 공동개발을 적극 벌이고 있다”며 “국내 기업들이 성공적으로 참여한다면 한국 항공산업이 도약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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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중국의 약진도 놀랍다. 중국은 2008년 상용기 유한책임공사(COMAC)를 설립하고 민항기 제작에 뛰어들었다. ARJ21을 제작, 시험비행을 마쳤고 총 8조원을 투입해 168인승 대형항공기 C919를 개발하고 있다. 중국이 해운 시장에서와 마찬가지로 국수국조(國輸國造·자국물건을 자국 배로 운송한다) 정책을 편다면 세계 항공기 시장의 판도가 변할 전망이다. 중국의 민항기 수송량은 2030년께 미국을 앞서 세계 1위로 올라설 것으로 예상된다.

기계 IT 등 연계산업 강점 살려야

취약점도 적지 않다. 경쟁국에 비해 금융지원이 미비하고 기업 규모가 작다. 국내 항공부품 분야의 국가 연구개발(R&D)비 지원 규모는 회당 200억원에 불과하다. 미국 유럽 일본 등 항공 선진국들은 연구개발 외에도 금융 보조, 생산토지 지원 등의 지원책을 펴고 있다. 브라질과 인도네시아, 대만 등 후발 주자들도 개발비와 토지설비 비용 전액 혹은 반액을 국가 예산으로 지원하고 있다.

정부는 2020년 항공산업 생산 200억달러, 수출 100억달러라는 목표를 수립했다. ‘글로벌 톱7’에 진입해 7만개의 고급 일자리를 창출할 계획이다.

한국항공우주산업진흥협회 관계자는 “항공 산업을 육성하려면 명확한 목표 설정과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소재와 기계 등 후방산업의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