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의 부진과 함께 무너졌던 LG그룹의 지주회사 (주)LG 주가가 ‘V자’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화학(LG화학)과 화장품(LG생활건강)의 선전과 계열사별 자동차부품 사업의 성장에 대한 기대가 주가 상승을 견인했다.

지난 16일 (주)LG는 0.16% 오른 6만3800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 7월 연중 저점(5만3100원) 대비 20.15% 상승했다. 주가순자산비율(PBR) 0.92배에 불과한 저평가 매력에 기관투자가의 매수가 몰렸다. PBR 1배 미만은 기업가치가 자산을 모두 청산한 것보다 낮은 상태라는 의미다. 기관은 최근 16거래일 연속 (주)LG를 사들였다. 이 기간 순매수 규모만 1013억원에 이른다.

스마트폰사업에 대한 우려로 흔들린 LG전자의 빈자리를 채운 것은 LG화학과 LG생활건강이다. 두 종목은 최근 한 달간 23.77%, 11.82% 뛰었다. 강선아 KB투자증권 연구원은 “LG화학과 LG생활건강의 실적 개선이 지주사의 주가를 밀어올리고 있다”며 “올해 (주)LG의 지분법 평가이익은 지난해보다 25.8% 늘어난 1조1000억원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룹 차원에서 신성장 동력으로 키우는 자동차부품 사업도 주가 상승 모멘텀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LG화학의 전기자동차 배터리뿐만 아니라 LG디스플레이(차량용 디스플레이), LG이노텍(모듈, 센서, 램프), LG하우시스(차량용 내외장재), 비상장사인 LG CNS(전기차 충전 인프라)의 사업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장원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자동차부품 관련 계열사 간 시너지로 그룹 경쟁력이 높아질 것”이라며 “정보기술(IT), 화학, 통신서비스, 생활소비재, 산업재를 소유하고 경기민감주와 방어주를 모두 갖고 있어 사업포트폴리오도 안정적”이라고 말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