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완선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CIO)의 심복이었던 A와 B씨는 최광 국민연금공단 이사장(CEO) 편으로 돌아섰다고 하더라.”

요즘 국민연금공단 주변에선 이런 종류의 얘기가 심심찮게 들린다. 복지부의 공식 요청대로 홍 본부장의 교체가 번복되면 ‘보복 인사’가 이뤄질지 모른다는 ‘카더라 통신’도 있다.

인사 파문이 확산되면서 국민의 노후 자금을 운용하는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의 투자 업무가 적잖은 차질을 빚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국민연금과 거래하는 한 운용사 대표는 “상당수 실장과 팀장이 사실상 운용 업무에서 손을 놓고 있다”고 전했다.

대부분의 기금 전문가는 “기금운용본부장 임기가 너무 짧아 중장기 수익률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고 지적한다. 현재 기금운용본장은 임기 2년에 한 차례(1년) 연임할 수 있다. 5명의 전직 기금운용본부장 중 3년 임기를 채운 사람은 홍 본부장의 전임자였던 이찬우 전 본부장이 유일하다. 현재 최 이사장도 홍 본부장의 연임을 반대하는 상황이다.

임기 2년을 가정하면 부임 후 3개월 동안은 공단 업무를 파악하느라 시간을 보낸다. 임기 만료 3개월 전부터는 ‘레임덕’에 시달린다. 새로운 투자 업무를 추진했다가 새로운 본부장이 오면 뒤집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렇게 따지면 제대로 일할 수 있는 시간은 1년6개월뿐이다. 반면 국민연금 투자 기간은 최소 5년 이상이다. 투자 총괄 책임자가 자주 바뀌다 보니 실무자들이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는 얘기도 나온다.

인사권자가 불분명한 것도 문제로 지목된다. 원칙적으로 기금운용본부 인사는 기금운용본부장이 행사해야 한다. 독립적인 기금 운용을 위해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총 8명의 실장급 인사엔 이사장이 관여하고 있다. 국민연금공단 서열 1, 2위인 이사장과 기금운용본부장 사이에서 조직 내 줄서기와 편가르기가 나타날 소지가 있는 것이다.

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