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경제학상] 이종화 교수 "경제발전엔 인적자본이 가장 큰 기여…창조경제도 사람이 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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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회 '다산경제학상' 수상소감 - 이종화 고려대 교수
교육받은 중산층 늘면서 민주주의 발전도 빨라져
구조개혁으로 생산성 높이고 내수 키워야 안정적 성장
교육받은 중산층 늘면서 민주주의 발전도 빨라져
구조개혁으로 생산성 높이고 내수 키워야 안정적 성장
내 연구는 경제성장을 중심으로 국제금융, 인적 자본, 경제통합, 통화정책 등 거시경제의 여러 분야에 걸쳐 있다. 풀브라이트 장학금을 받고 1987년 미국 하버드대 박사과정에 입학했다. 거시경제학과 국제경제학을 전공했다. 1992년 박사학위 논문 주제는 개방경제의 경제성장이었다. 박사학위 논문의 토대가 된 신성장 이론을 비롯해 최신 거시경제 이론을 소개해준 로버트 배로 교수와의 만남은 인생의 큰 전환점이었다.
1990년대에는 학위 논문 주제를 발전시켜 국가의 경제성장 요인을 분석하는 실증적 연구에 주력했다. 특히 국제교역과 해외 직접투자, 인적 자본, 정부 정책이 경제성장에 어떤 역할을 하는지 등에 관한 연구가 주를 이뤘다. 배로 교수와 공저로 ‘국가별 인적 자본 측정과 비교’에 관해 주요 학술지에 발표한 1993·1996·2001·2013년도 논문들은 인적 자본의 축적과 경제·정치·사회 발전 간의 상관성을 밝히는 후속 연구의 발전에 기여해 많이 인용됐다.
2007년부터 3년간 아시아개발은행(ADB)에서 조사국장 겸 수석경제학자로 일했다. 당시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때였다.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탁상공론이 아닌 현실에 맞는 정책을 내놓을 수 있는 넓은 시야를 가질 수 있었다.
지금 하고 있는 연구들은 기존 결과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고 발전시키는 것이다. 우선 인적 자본 축적과 경제·정치 발전의 연관성에 관한 연구를 역사적 자료와 미시적 자료로 확대해 분석하고 있다. 지난 3년간 배로 교수와 공동작업으로 ‘교육이 중요하다:19세기부터 21세기까지 세계 교육이 가져온 이득’이란 책을 써서 올여름 옥스퍼드출판사를 통해 발간했다. 교육을 통한 인적 자본의 축적이 경제와 정치 발전에 준 영향을 두 세기에 걸친 역사적 자료들을 이용해 연구한 결과다. 예를 들면 여성 교육은 경제성장과 인구 성장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고 교육을 받은 중산층의 증가는 정치 참여의 확대와 민주주의 발전을 가져왔다는 것이다.
이 연구들은 인적 자본 축적이 경제성장에서 어떤 경로와 체계를 통해 어떤 역할을 했는지에 대한 실증적 분석에 초점을 맞췄다. 흔히 경제성장의 요소로 정부의 제도적인 측면, 거시 안전성, 개방 정도 등을 주목하지만 이 연구에서는 인적 자본 축적이 특히 경제 발전의 초기 단계에서 가장 중요한 요인이라는 것을 밝혀냈다. 이는 경제 발전의 매 단계에서도 마찬가지다. 예컨대 한국 정부가 추진하는 창조경제도 초기 단계에선 혁신기술 흡수를 위해 인력 투자를 우선해야 한다.
최근에는 아시아의 경제 협력과 통합에 관한 연구들을 계속해 올해 가와이 마사히로 도쿄대 교수와 ‘지속 성장을 위한 재균형:금융위기 이후 아시아의 도전’을 편집해 출판했다. 이 책과 후속 연구들에서 한국과 중국 경제는 수출과 제조업 중심의 성장동력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내수와 서비스산업이 또 다른 성장동력이 돼야만 외부의 충격에 흔들리지 않는 안정적인 성장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수요 측면의 내수 확대 정책과 더불어 고부가가치 서비스업을 육성하고 구조개혁으로 경제 전체의 생산성을 높이는 정책을 동시에 펴야 한다고 조언했다.
내가 연구하는 거시경제학 분야는 이론의 틀 못지않게 현실 자료를 이용한 분석이 중요하다. 미국 경제를 중심으로 발전한 거시 이론을 경제 구조가 다르고 중국의 영향을 크게 받는 한국이나 아시아 경제에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당연히 한계가 있다. 일본에는 거시 이론을 바탕으로 일본 내 노사관계만 평생 연구해 상당한 경지에 오른 연구자들이 있다. 최신 학술연구 동향을 따라가는 것 못지않게 우리 주위에서 일어나는 현실을 이해하고 연구해야 한다고 생각하며 노력하고 있다. 이는 다산경제학상의 취지인 다산 정약용의 경세제민과 실학의 전통과도 부합한다고 생각한다.
다산경제학상이 가진 무거움을 느낀다. 선배 수상자들과 훌륭한 연구 업적을 쌓고 있는 많은 한국의 경제학자들에게 부끄럽지 않도록 앞으로 더 열심히 노력하겠다.
■ 약력
△1960년생 △고려대 경제학과 졸업(1981년) △미국 하버드대 경제학 박사(1992년) △국제통화기금(IMF) 이코노미스트(1992~1993년) △미국경제연구소(NBER) 연구위원(1993~1996년) △하버드대 경제학과·행정대학원 초빙교수(1999~2000년) △호주국립대 겸임교수(2001~2007년) △일본 고베대 초빙교수(2002~2003년) △아시아개발은행(ADB) 지역협력국장(2007년) △ADB 수석이코노미스트 겸 조사국장(2008~2010년) △청와대 국제경제보좌관 및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셰르파(2011~2013년)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장(2013년~현재)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1995년~현재)
1990년대에는 학위 논문 주제를 발전시켜 국가의 경제성장 요인을 분석하는 실증적 연구에 주력했다. 특히 국제교역과 해외 직접투자, 인적 자본, 정부 정책이 경제성장에 어떤 역할을 하는지 등에 관한 연구가 주를 이뤘다. 배로 교수와 공저로 ‘국가별 인적 자본 측정과 비교’에 관해 주요 학술지에 발표한 1993·1996·2001·2013년도 논문들은 인적 자본의 축적과 경제·정치·사회 발전 간의 상관성을 밝히는 후속 연구의 발전에 기여해 많이 인용됐다.
2007년부터 3년간 아시아개발은행(ADB)에서 조사국장 겸 수석경제학자로 일했다. 당시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때였다.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탁상공론이 아닌 현실에 맞는 정책을 내놓을 수 있는 넓은 시야를 가질 수 있었다.
지금 하고 있는 연구들은 기존 결과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고 발전시키는 것이다. 우선 인적 자본 축적과 경제·정치 발전의 연관성에 관한 연구를 역사적 자료와 미시적 자료로 확대해 분석하고 있다. 지난 3년간 배로 교수와 공동작업으로 ‘교육이 중요하다:19세기부터 21세기까지 세계 교육이 가져온 이득’이란 책을 써서 올여름 옥스퍼드출판사를 통해 발간했다. 교육을 통한 인적 자본의 축적이 경제와 정치 발전에 준 영향을 두 세기에 걸친 역사적 자료들을 이용해 연구한 결과다. 예를 들면 여성 교육은 경제성장과 인구 성장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고 교육을 받은 중산층의 증가는 정치 참여의 확대와 민주주의 발전을 가져왔다는 것이다.
이 연구들은 인적 자본 축적이 경제성장에서 어떤 경로와 체계를 통해 어떤 역할을 했는지에 대한 실증적 분석에 초점을 맞췄다. 흔히 경제성장의 요소로 정부의 제도적인 측면, 거시 안전성, 개방 정도 등을 주목하지만 이 연구에서는 인적 자본 축적이 특히 경제 발전의 초기 단계에서 가장 중요한 요인이라는 것을 밝혀냈다. 이는 경제 발전의 매 단계에서도 마찬가지다. 예컨대 한국 정부가 추진하는 창조경제도 초기 단계에선 혁신기술 흡수를 위해 인력 투자를 우선해야 한다.
최근에는 아시아의 경제 협력과 통합에 관한 연구들을 계속해 올해 가와이 마사히로 도쿄대 교수와 ‘지속 성장을 위한 재균형:금융위기 이후 아시아의 도전’을 편집해 출판했다. 이 책과 후속 연구들에서 한국과 중국 경제는 수출과 제조업 중심의 성장동력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내수와 서비스산업이 또 다른 성장동력이 돼야만 외부의 충격에 흔들리지 않는 안정적인 성장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수요 측면의 내수 확대 정책과 더불어 고부가가치 서비스업을 육성하고 구조개혁으로 경제 전체의 생산성을 높이는 정책을 동시에 펴야 한다고 조언했다.
내가 연구하는 거시경제학 분야는 이론의 틀 못지않게 현실 자료를 이용한 분석이 중요하다. 미국 경제를 중심으로 발전한 거시 이론을 경제 구조가 다르고 중국의 영향을 크게 받는 한국이나 아시아 경제에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당연히 한계가 있다. 일본에는 거시 이론을 바탕으로 일본 내 노사관계만 평생 연구해 상당한 경지에 오른 연구자들이 있다. 최신 학술연구 동향을 따라가는 것 못지않게 우리 주위에서 일어나는 현실을 이해하고 연구해야 한다고 생각하며 노력하고 있다. 이는 다산경제학상의 취지인 다산 정약용의 경세제민과 실학의 전통과도 부합한다고 생각한다.
다산경제학상이 가진 무거움을 느낀다. 선배 수상자들과 훌륭한 연구 업적을 쌓고 있는 많은 한국의 경제학자들에게 부끄럽지 않도록 앞으로 더 열심히 노력하겠다.
■ 약력
△1960년생 △고려대 경제학과 졸업(1981년) △미국 하버드대 경제학 박사(1992년) △국제통화기금(IMF) 이코노미스트(1992~1993년) △미국경제연구소(NBER) 연구위원(1993~1996년) △하버드대 경제학과·행정대학원 초빙교수(1999~2000년) △호주국립대 겸임교수(2001~2007년) △일본 고베대 초빙교수(2002~2003년) △아시아개발은행(ADB) 지역협력국장(2007년) △ADB 수석이코노미스트 겸 조사국장(2008~2010년) △청와대 국제경제보좌관 및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셰르파(2011~2013년)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장(2013년~현재)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1995년~현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