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남미 등으로 생산기지를 다변화해 2018년 매출 2조원을 반드시 달성할 것입니다.”

이용백 한세실업 대표이사 부회장은 지난 8일 베트남 호찌민에서 기업설명회를 열고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체결로 제품 경쟁력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확신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TPP 최대 의류 수출국인 베트남 생산기지를 통해 17.3%에 달하는 관세가 없어지거나 절반 이상 줄어드는 혜택을 볼 수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한세실업은 TPP 체결 최대 수혜주로 부상하면서 지난 6일 사상 최고가(7만원)를 기록했다. 이후 차익실현 매물과 단기 급등에 대한 부담감 등으로 이틀 연속 빠지면서 지난 9일 5만7000원에 마감하긴 했지만 추가 상승여력은 충분하다는 게 증권가의 관측이다.
회사 측은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을 각각 1조6171억원, 1051억원으로 추정했다. 내년 매출은 올해보다 10.4% 증가한 1조7854억원으로 전망했다. 한세실업은 TPP 발효 때까지 베트남 현지에서의 원부자재 수직계열화를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2001년 베트남 법인을 설립한 이래 현지 매출 비중은 60%까지 늘었다. 호찌민 인근에 3개의 봉제공장을 두고 있으며, 2013년에는 염색공장 C&T VINA를 인수했다. 259개 봉제공장 라인이 가동 중이며 내년까지 160개 라인을 추가 증설할 예정이다.

약점은 높은 임금 상승률이다. 베트남의 올해 최저임금 상승률은 12.4%에 이른다. 섬유산업은 생산비용 중 인건비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 만큼 지속적인 임금 상승이 성장성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게 회사 안팎의 평가다.

이 부회장은 이에 따라 “기존 베트남 외에 미국과 의류수출 무관세 협약을 맺은 중남미의 아이티공화국에 새로운 생산기지를 세우기로 했다”고 밝혔다. 아이티 최대 생산기지인 소나피 공단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으며, 내년 하반기부터 근로자 5000명 규모의 공장을 가동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기존 니카라과, 과테말라 법인과 함께 중남미 생산비중을 18%에서 25%까지 끌어올리는 대신 베트남 생산비중을 60%에서 50%로 낮춘다는 계획이다.

호찌민=허란 기자 w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