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 프랜차이즈업계에서 저가 브랜드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불황이 지속되면서 가격을 중시하는 소비자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으로 프랜차이즈 업계는 보고 있다.

주로 고급 레스토랑에서 먹는 음식으로 여겨지던 스테이크 가격은 기존 4만~5만원대에서 최근 1만원 아래까지 낮아졌다. 실속 스테이크 전문점을 표방하는 리즈스테이크갤러리의 스테이크 가격은 7900~9900원이다. 샐러드와 볶음밥, 감자튀김을 곁들인 메뉴의 가격이다. 2900원을 추가하면 미니 쌀국수도 준다.

건국대 로데오점은 158㎡ 규모 매장에서 한 달에 5400만원의 매출이 나온다.

정석원 점장(38)은 “20~30대 젊은 대학생과 직장인이 주 고객”이라며 “테이크아웃서비스를 도입해 포장매출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매장은 로데오점 외에 역삼본점과 제주일도점 등 3곳이 있다. 10월까지 2개 점포를 추가로 열 계획이다.

저가 스테이크 전문점은 2012년 무렵부터 생겨나기 시작했다. 스테이크레이브, 모모스테이크, 2046팬스테이크 등도 1만원대 스테이크 메뉴를 앞세워 인기를 끌고 있다.

1만원을 넘던 수제버거는 3000~4000원대로 가격이 낮아졌다. 대표 업체인 마미쿡은 마마통살버거(3200원)를 내세워 인기를 끌고 있다. 본사인 훌랄라가 단가를 낮춘 식자재를 공급해 가격경쟁력을 확보한 것이 특징이다.

커피·음료 시장에서도 저가 브랜드가 인기다. 저가 커피의 원조격인 ‘이디야커피’에 이어 ‘빽다방’이 파격적인 가격 정책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백종원 대표가 운영하는 빽다방은 대용량 커피를 1500~2000원에 판매하며 젊은 층에게 특히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7월 70개이던 가맹점 수는 현재 200여 개로 세 배가량으로 늘었다.

생과일에 요거트 등을 첨가한 건강주스 콘셉트를 내세워 6000~9000원대에 팔리던 생과일주스도 가격대가 크게 낮아졌다. ‘쥬씨’는 100% 생과일 주스를 1500~3800원에 판매하는 브랜드다. 20여종의 과일주스와 5종의 커피가 있다. 1999년 나온 브랜드지만 가맹사업은 최근 시작했다. 가맹점 수는 두 달 만에 50호점을 돌파했다.

강병오 중앙대 산업창업경영대학원 교수는 “가격 경쟁은 타깃층이나 상권, 업종에 따라 양상은 조금 다르지만 시장 전반에서 일어나고 있는 현상”이라며 “불황이 깊어짐에 따라 소비자들의 구매 패턴이 실속형으로 전환돼 가격 대비 품질을 따지는 경향이 보편화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강 교수는 “가격 경쟁은 시장이 조기에 과열돼 과당경쟁과 점포 매출 하락, 마진 축소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창업자들은 지속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는 아이템인지를 꼼꼼히 살펴본 뒤 창업을 결정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