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지난달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국제가전박람회(IFA)에서 ‘밤 하늘의 별’을 콘셉트로 한 OLED TV 전시 공간을 선보였다. LG그룹 제공
LG전자가 지난달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국제가전박람회(IFA)에서 ‘밤 하늘의 별’을 콘셉트로 한 OLED TV 전시 공간을 선보였다. LG그룹 제공
LG그룹은 꾸준한 연구개발(R&D) 투자를 통해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고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제품을 발굴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구본무 LG 회장은 임직원들에게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변화하자”고 주문하며 미래 사업에 공들이고 있다. 구 회장은 지난 6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열린 그룹 임원세미나에서 “변화의 흐름을 정확히 읽어 기회를 잡고, 한 번 잡은 기회는 반드시 우리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은 중국 경기 둔화와 함께 더욱 커지고, 글로벌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는 등 경영 환경이 급속히 어려워지고 있다”며 “냉엄한 현실을 인식하고 철저히 대응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를 위해 “우리의 사업 방식과 연구개발(R&D), 구매, 생산, 마케팅 등 주요 경영활동을 재점검해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LG는 계열사별로 수익성이 뛰어난 전략 제품을 발굴,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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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 제품 라인업 확대하는 LG 계열사

LG전자는 지난 8일 프리미엄 스마트폰 신제품 ‘LG V10’을 출시했다. V10은 세 개의 카메라와 두 개의 화면을 적용해 기존의 스마트폰과 차별화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세계 스마트폰시장 경쟁 심화로 시장 환경이 나빠지자 독창적인 스마트폰을 내세워 LG전자만의 팬층을 확보해나가겠다는 전략이다.

이 제품은 앞면에 120도의 광각 카메라를 하나 더 달았다. 이 카메라로 셀카봉이 없어도 더 넓은 배경과 많은 인물을 사진에 담을 수 있다. 화면도 두 개다. 전면 오른쪽 상단에 작은 직사각형(가로 51.4×세로 7.9㎜) 화면이 하나 더 있다. 큰 화면이 꺼져 있어도 날씨 날짜 시간 배터리 등은 물론 문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알림 정보를 표시한다. LG전자 관계자는 “차별화 기능을 갖춘 제품을 앞세워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을 공략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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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는 또 다른 주력 제품인 OLED TV 대중화에도 집중하고 있다. 지난달부터 뉴욕 JFK공항, 독일 프랑크푸르트공항, 러시아 셰레메티예보공항 등 23개국 39개 주요 공항에 OLED TV를 설치한 것도 대중화를 위해서다. 지난달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세계가전박람회(IFA)뿐 아니라 중국 광저우, 베이징, 상하이의 백화점 및 쇼핑몰에서 ‘밤하늘의 별’을 주제로 OLED TV 전시관을 선보이기도 했다. 세계 주요 시장에 OLED TV를 알려 올 하반기엔 OLED TV 판매를 상반기보다 다섯 배 이상 늘리겠다는 목표다. LG디스플레이는 미래 디스플레이 시장 선점을 위해 2018년까지 대형 및 플렉시블 OLED에 10조원 이상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LG화학은 올해 고흡수성수지(SAP), 중국 자동차전지 공장 등을 증설하는 데 약 1조79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글로벌 첨단소재 기업으로 도약하려면 투자 및 R&D 강화가 중요하다는 게 경영진의 공통 의견이다. LG화학은 사업본부별 연구소에서 주요 제품의 차세대 핵심 소재 개발에 주력하며 미래 준비에 나설 계획이다.

에너지솔루션·자동차부품 키운다

LG는 에너지솔루션과 자동차 부품 등 차세대 성장동력을 키우는 데도 적극 나설 방침이다. 에너지솔루션사업에선 친환경에너지 생산부터 저장, 효율적 사용에 이르는 ‘완결형 에너지 밸류 체인’ 사업 역량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다. LG는 태양광 모듈,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에너지솔루션사업 분야 매출을 2~3년 내 4조원대로 키울 계획이다. 지난해엔 이 분야에서 2조70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목표 달성을 위해 LG전자, LG화학, LG CNS 등 에너지사업 관련 계열사에선 최근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에너지사업 전담조직을 전문화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달까지 태양광 모듈을 만드는 구미공장 솔라 N타입 생산라인에 1600억원을 투자했다. 이 투자를 통해 지난해 선보인 태양광 모듈 ‘모노 엑스 네온’ 생산을 늘릴 계획이다.

이 밖에 LG는 미래 원천기술 확보를 위해 융복합 R&D를 담당할 국내 최대 연구단지인 서울 마곡 ‘LG 사이언스 파크’ 건설에도 본격 나섰다. LG가 마곡산업단지 내 17만여㎡ 부지에 2020년까지 약 4조원을 투자해 구축하는 ‘마곡 LG사이언스파크’는10개 계열사의 R&D 인력 2만5000여명이 상주하며 융복합 시너지 연구를 중점 수행할 계획이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