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TV 중 화면이 크거나 화질이 뛰어난 제품을 프리미엄 TV라고 칭했다. TV의 특성상 당연한 일이었다. 하지만 이제 크기나 성능만 갖췄다고 해서 프리미엄 TV로 치지 않는다. 그외 다른 가치를 줄 수 있는 제품이어야 프리미엄 TV로 대접받는다.
삼성전자 세리프 TV
삼성전자 세리프 TV
대표주자가 삼성전자가 최근 개발한 세리프 TV다. 이 제품은 명품 가구 같은 TV다. 프랑스의 세계적인 가구 디자이너 로낭, 에르완 부훌렉 형제가 디자인한 이 제품은 기둥의 양 끝이 돌출된 모양인 영문 ‘세리프’ 활자체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가구처럼 원목으로 패널 테두리를 감쌌고 4개의 다리가 있다. 뒷면은 패브릭으로 마감됐다.

네모반듯한 모양의 초박형 디자인이 아니어서 다리를 떼고 탁자나 식탁 등에 자연스럽게 올려놓을 수 있다. TV 놓을 자리가 따로 없어 벽난로 위에 TV를 설치하던 서양인의 고민을 덜어준다. 게다가 TV 위에 책이나 꽃병 등을 올려놓을 수도 있다. 24, 32, 40인치 라인업을 갖췄다.

그동안 프리미엄 TV들이 최대 화면, 최고화질 등 이른바 ‘근육질’을 자랑했다면 이 제품은 조용히 자연스럽게 거실과 하나가 되는 길을 택한 것. 세리프 TV는 오는 11월부터 영국 프랑스 스웨덴 덴마크 등 유럽에서 출시된다. 내년부터 한국에도 선보일 것으로 관측된다.

세계 TV시장 10년째 1위를 노리는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TV 라인업도 다양하게 갖췄다. 가장 비싼 제품은 ‘UN110S9AF’로 화면 크기가 110인치다. 그림을 전시하는 듯한 ‘타임리스 갤러리’ 디자인에 대각선으로 화면폭이 3m가 넘는 초고화질(UHD) 디스플레이 패널이 달려 있어 압도적이다. 값도 1억5680만원이다. 상용화된 UHD TV 중 세계 최대 사이즈로, 프레임을 포함하면 가로 2.6m, 세로 1.8m로 킹사이즈 침대(가로 2.0m, 세로 1.6m)보다 크다.

21 대 9 비율의 105인치 화면을 곡면으로 휘어놓아 가정에서도 마치 영화관에 온 듯한 시청환경을 제공하는 ‘UN105S9WAF’ 모델은 1억1760만원이다. 올초 유명 산업디자이너 이브 베하와 협업해 내놓은 ‘82S9W’는 21 대 9 비율의 82인치 곡면 TV로 메탈 큐브 위에 스크린을 얹은 조각상 같은 형태다. 가격은 2450만원이다.

프리미엄 TV 가운데 가장 대중화된 모델은 ‘UN65JS8500’이다. 화면 크기 65인치에 색재현율을 높이는 퀀텀닷(양자점) 기술이 적용된 SUHD TV로 690만원이다. SUHD TV는 기기, 소프트웨어와 최적화된 콘텐츠까지 하나로 융합한 제품으로 기존 TV보다 2.5배 밝으며 더 깊은 명암비 표현이 가능하다.
LG전자 곡면형 OLED TV
LG전자 곡면형 OLED TV
LG전자가 내세우는 프리미엄 TV는 65인치 OLED TV(모델명 65EG9600)다. OLED는 LCD와 달리 화소가 백라이트 등 인공조명 도움 없이 스스로 빛을 낸다. 그러다보니 까만색을 완벽하게 까맣게 표현할 수 있다. 미국의 정보기술(IT) 매체 디지털트렌드(Digital Trends)가 “OLED를 제외한 그 어떤 디스플레이도 완벽한 블랙을 표현하지 못한다. 현존하는 TV 중 최고”라고 극찬한 제품이다. 가격은 790만원이다. 화면 두께가 1㎝ 미만이어서 TV치고는 너무 가볍다. 한국산 TV의 무덤이라고 불리는 일본에서도 초고가인 100만엔에 팔려나가고 있다.
뱅앤올룹슨 베오비전아방트 TV
뱅앤올룹슨 베오비전아방트 TV
세계 프리미엄 TV 시장을 지배하는 양대산맥, 삼성전자와 LG전자 틈에 최근 명품 스피커 업체 뱅앤올룹슨이 뛰어들었다. 뱅앤올룹슨은 음향의 강점을 바탕으로 ‘베오비전아방트 75인치’를 내놨다. UHD의 75인치 TV로 스스로 채광 환경에 맞춰 화질을 자동 조정한다.

또 시청각을 TV를 보는 사람의 눈높이에 맞출 수 있게 리모트 컨트롤을 통해 90도까지 돌려 조정할 수 있다. 뱅앤올룹슨만의 풍부한 명품 사운드는 당연히 포함된다. 480W의 출력과 8개의 앰프, 8개의 드라이버를 갖춰 좌, 중간, 우 3채널 사운드가 귀를 사로잡는다. 현대백화점 판교점에 있는 뱅앤올룹슨 팝업매장에서 볼 수 있다. 가격은 3030만원이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