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맹이는 없고 구호뿐이다"…2차 아베노믹스 시작부터 '삐걱'
이달 막이 오른 ‘2차 아베노믹스(아베 신조 총리의 경제정책)’를 놓고 시작부터 말이 많다. 알맹이는 없고 구호뿐이라는 이유에서다.

아베 총리는 지난 7일 개각 후 ‘강한 경제’ ‘육아 지원’ ‘사회보장’의 세 분야를 중점적으로 추진하겠다는 뜻을 재차 밝혔다. 지난달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재당선된 뒤 “아베노믹스가 2차로 접어들었다”며 발표한 새로운 ‘세 개의 화살’이다.

하지만 아베 총리의 2차 아베노믹스에 대해 구체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어떤 방식으로 진행하고, 재원은 어떻게 조달할지 보이지 않는다는 얘기다. 우나야마 다카시 히토쓰바시대 교수는 “정부가 하는 이상 목표가 없으면 안 되지만 지금처럼 재원도, 인력도 부족한 상황에서 되면 모두가 좋다는 식은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번 2차 아베노믹스에서 내건 세 가지 화살도 ‘화살’(방법)인지 ‘과녁’(목표)인지 헷갈린다. 1차 아베노믹스에선 경기 회복을 위해 △대규모 금융 완화 △재정지출 확대 △성장전략 실행이라는 세 가지 화살을 제시했다. 강한 경제를 위해 ‘국내총생산(GDP) 600조엔’을 달성하겠다는 수치도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향후 연간 명목 성장률을 3% 이상 이어갈 때 2021년께나 달성할 수 있는 수준이다. 이코노미스트들 사이에서 “달성하려면 적어도 10년은 걸린다”는 견해가 있다고 8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전했다.

아베 총리가 2차 아베노믹스를 통해 이루겠다는 ‘(인구)1억 총활약 사회’를 놓고선 야당까지 비난에 가세했다. 오카다 가쓰야 민주당 대표는 “(아베 총리는) 캐치프레이즈를 좋아하지만 구체적인 정책을 준비 중인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경제는 심리’라고 했다. 최근 꺼져가는 아베노믹스에 대한 기대를 살리고 내년 참의원 선거를 겨냥한 구호가 필요할 수 있다. 하지만 구체적 실현 방안이 없으면 2차 아베노믹스에 대한 의구심은 점점 커질 수밖에 없다. 시장이 실망하면 2차 아베노믹스의 화살이 아베 정권을 향해 날아올 수도 있다.

도쿄=서정환 특파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