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업종에 대한 시장 시각이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다. 2분기 실적 발표와 기존 주도주들의 급락이 통신업종 강세의 전환점이 됐다는 분석이다. 시장의 관심은 통신업종의 강세가 지속될지 여부에 쏠려 있다. 그동안 시장에선 통신업종이 박스권 내에서 등락을 거듭한다는 인식이 강했다. 하지만 통신업종의 강세가 4분기까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늘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와 올 상반기 상황은 비슷했지만 하반기에는 작년과 차별화된 움직임이 전개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더 이상 과당경쟁은 없을 것”

가입자당 평균 매출 꾸준히 상승…규제 불확실성도 줄어들 듯
통신사들의 가입자당 평균매출(ARPU)은 꾸준한 상승세를 보일 것이다. 데이터 중심 요금제는 ARPU 성장에 긍정적인 요소로 증명되고 있다. 데이터 트래픽 성장과 데이터 중심 요금제는 ‘찰떡궁합’이다. 분기별로 변동성은 있지만 데이터 트래픽의 성장세는 유지되고 있다. 여기에 스마트홈,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 시장의 성장이 데이터 트래픽을 빠르게 늘릴 것으로 예상한다. 단기적으론 데이터 트래픽의 증가에 따라 분기별 1% 내외 ARPU 성장세가 유지될 전망이다. 장기적으론 IoT와 같은 새로운 사업 모델이 추가되면서 성장에 대한 갈증이 해소될 수 있을 것이란 판단이다.

또 통신사 간 경쟁 과열은 더 이상 재현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올 2분기 가입 유형을 살펴 보면 기기 변경 비중이 43.9%를 나타냈다. 지난해 2분기(28.2%)와 비교해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장기간 기기변경 비중이 높은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단말기 유통법이 시행되면서 기기변경과 번호이동 간 소비자 차별이 불가능해졌다는 점이 이 같은 구조 변화의 핵심으로 꼽힌다. 기기변경 중심으로 가게 되면 가입자 유치 경쟁이 완화되면서 인당보조금(SAC)은 하락하는 방향으로 전개될 것이다. 현재 구조 하에서는 예전과 같이 번호이동 경쟁이 치열해질 근거가 없고, 그렇게 되면 이제 마케팅 비용은 하향 안정화될 일만 남았다.

홈 IoT라는 새로운 성장 모멘텀도 확보됐다. 통신사업자는 IoT 시장에서 상당 부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플랫폼 사업자와 제조사를 연결하는 고리 역할을 수행할 수 있어서다. 서비스 특성상 네트워크의 신뢰성을 보장해야 하며, 보안이나 각 가정에 대한 사후 관리 측면에서 통신사업자만큼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대체 자원은 없다는 판단이다.

홈 IoT 사업이 안착한다면 IoT로부터 파생될 통신사업자들의 매출액은 무시 못할 수준이 될 수 있다. IoT 사업의 ARPU는 1만원 내외에 불과하겠지만 렌털 사업까지 확장한다면 ARPU는 가볍게 5만원을 넘어설 수도 있다. 100만가구를 고객으로 확보한다면 연 매출은 6000억원을 넘어서게 되는 것이다. 전체 가구 수 대비 침투율을 50%로 가정한다면 5조4000억원의 시장 규모(900만가구/5만원의 APRU)를 형성할 수도 있다.

높아진 배당 매력

ARPU의 상승과 마케팅 비용 안정화란 두 가지 조합만으로도 하반기 통신서비스 업종의 주가 전망은 밝을 수밖에 없다. 여기에 금리 인상 등 대외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실적 안정성과 배당매력이 돋보일 것이란 기대가 높다. 한국 통신업종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은 글로벌 통신업종 내에서도 가장 저평가돼 있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하반기 통신업에 대한 비중 확대 의견을 제시한다. 상반기 주가가 부진했지만 하반기에는 실적과 규제, 주주 환원 관점에서 주가 상승을 위한 제반 조건이 좋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경쟁 환경이 변화하면서 변동성이 축소되고, 마진도 개선돼 주가 상승을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주가 할인 요인으론 규제 위험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올 상반기엔 규제 위험이 극대화됐다. 제4 이통사업자 선정에 대한 정부 의지가 어느 때보다 커 보였고, 단통법 이후 악화된 여론을 무마시키기 위한 정부의 요금 인하 압박도 거셌다. 통신 요금 인하 압박은 주로 국회를 통해 시작되기 때문에 내년에 있을 총선은 규제 관점에서 매우 부정적이다.

하지만 하반기엔 상반기보다 규제 불확실성이 축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제4 이통사업자를 선정하는 시기와 맞물리는 만큼, 이 기간엔 요금 인하 카드를 꺼내지는 않을 것이란 판단이다. 결론적으로 규제 우려는 하반기 통신업종의 주가 흐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는 작용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최남곤 < 유안타증권 연구원 namkon.choi@yuantakore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