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1일(현지시간) 난민 위기는 세계가 함께 나서서 해결할 문제로 시간과 많은 인내가 필요하다고 했다.

메르켈 총리는 이날 과거 동독 지역인 작센-안할트주(州) 할레에서 열린 통독 25주년 기념연설에서 난민 위기는 하룻밤에 뚝딱 해결될 성질의 것이 아니라며 이같이 밝혔다.

메르켈 총리는 "이 난제는 독일 혼자서만, 그리고 유럽 홀로만 나서서 해결할 문제가 아니라 세계가 함께 풀어야 할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나 "독일 통일의 경험은 우리에게 닥친 난제들을 잘 해결해 나갈 수 있다는 자신감을 준다"면서 성공적 위기 대응을 낙관했다.

그는 또 시리아 내전의 종식에 세계 지도자들이 노력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러시아의 협조 없이 내전을 끝장내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메르켈 총리가 많은 인내를 가져줄 것을 당부했지만, 독일로의 난민 유입이 급증하자 그의 인기가 최근 4년 사이 최악으로 떨어졌다.

독일 제1공영 방송 ARD가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메르켈 총리 지지도는 54%로 지난달 조사 때보다 9%포인트 내려갔다.

반면, 메르켈 총리가 속한 기독민주당(CDU)의 자매당인 기독사회당(CSU)의 호르스트 제호퍼 당수는 11%포인트 오른 39%를 기록했다.

최근 시리아 난민이 대거 몰린 바이에른주 주총리이기도 한 제호퍼 당수는 '시리아 난민 묻지마 수용' 같은 메르켈 총리의 관대한 난민정책을 전략적 실수라고 비판해 왔다.

이번 조사에선 또 독일로 유입되는 난민 숫자에 두려움을 느낀다는 응답 비율이 무려 13%포인트 상승한 51%로 집계됐다.

독일 정부는 올해 80만 명을 예상하지만, 일부에선 100만 명에 이를 것으로도 보고 있다.

나아가 응답자의 44%는 난민들이 득보다 실이 될 것이라는 인식을 보여 지난달 조사 때보다 11%포인트 올라갔다.

노동력이 부족한 고령사회 독일은 난민이 결국에는 전반적으로 사회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

(베를린연합뉴스) 고형규 특파원 un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