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최고 메이저' 사냥 나선 K골프 별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서 활약하는 ‘K골프 스타’들이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투어 메이저 우승컵을 놓고 격돌한다. 1일 일본 이바라키현 가타야마주GC(파72·6613야드)에서 열리는 일본여자오픈골프챔피언십이 격전의 무대다. 세계랭킹 4위 유소연(25·하나금융그룹)과 6위 김효주(20·롯데), 10위 전인지(21·하이트진로)가 출전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미 JLPGA투어를 휩쓸고 있는 상금왕 이보미(27·코카콜라재팬)를 비롯해 신지애(27·스리본드) 안선주(28·요넥스)까지 출사표를 던졌다.

○줄줄이 우승 후보…‘K파티’ 예고

1968년 시작돼 올해로 48회째인 일본여자오픈은 내셔널 타이틀(국가를 대표하는 대회)이 걸린 메이저대회다. 총상금 1억4000만엔(약 13억8000만원), 우승상금 2800만엔(약 2억8000만원)으로 상금 규모도 크다. 그동안 한국 선수들은 네 차례 우승컵을 들어올려 강세를 보였다. 고우순(2002) 장정(2006) 이지희(2008) 송보배(2009) 등이 일본여자오픈 정상에 올랐다. 하지만 지난 5년간 우승컵을 들어올린 한국 선수는 없다.

올해 대회는 5년간 이어온 무관의 사슬을 끊을 호기다. 중국이 이번주 열기로 했던 LPGA투어 레인우드클래식을 갑작스럽게 취소하면서 세계 정상급 실력을 갖춘 한국 선수가 대거 출전 기회를 잡았다. 유소연은 2011년 US여자오픈을 제패한 메이저 챔프고, 김효주는 지난해 에비앙챔피언십 우승컵을 들어올린 LPGA 신인왕 후보다. 전인지 역시 한국여자오픈과 US여자오픈, JLPGA살롱파스컵 등 한·미·일 3개국 메이저대회를 제패한 글로벌 스타다. 이번 대회까지 석권하면 전인지는 3개국 내셔널 타이틀을 모두 휩쓰는 진기록을 달성하게 된다.

JLPGA투어 터줏대감인 이보미(세계랭킹 23위)와 안선주(29위), 신지애(35위)도 강력한 우승 후보다. 한국 선수는 올 시즌 JLPGA투어에서 10승을 수확했다. 현재까지 27개 대회가 치러진 만큼 40%에 가까운 승률이다.

반면 일본 선수들은 세계랭킹이나 메이저대회 우승 경력 등에서 한 수 아래다. 일본 선수 중 세계랭킹이 가장 높은 선수가 38위의 오야마 시호다. 올 시즌 LPGA 대회를 제패한 선수도 없다.

○한·일 상금왕 자존심 대결

가장 눈길을 끄는 게 대진표다. 초반부터 한·일 양국 상금왕 간 자존심을 건 샷 대결이 펼쳐진다. KLPGA와 JLPGA에서 똑같이 4승씩을 올린 전인지와 이보미가 JLPGA 상금랭킹 3위 우에다 모모코(세계랭킹 42위)와 한 조에서 1, 2라운드를 치른다. 전인지의 상금액은 7억7057만원, 이보미는 1억5690만엔(약 15억5000만원)이다.

출전 선수 중 세계랭킹이 가장 높은 유소연은 지난해 일본에서 열린 LPGA 미즈노클래식 챔피언인 이미향(32위·볼빅)과 한 조에 편성됐다. 이 팀에는 JLPGA 상금랭킹 5위 기구치 에리카가 가세해 샷 대결을 펼친다. 기구치는 세계랭킹 71위에 올라 있다. 세계랭킹 6위 김효주(롯데)는 LPGA투어에서 활약해온 미야자토 아이(175위), 미야자토 미카(47위)와 같은 조다.

일본 선수들로서는 우승 후보가 밀집한 K골프의 벽을 뚫고 올라가기가 버거운 구도인 셈이다. JLPGA 역시 홈페이지를 통해 김효주 유소연 전인지를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았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