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주께면 후보 추천위원회가 구성될 차기 검찰총장 하마평이 무성하다. 국회 청문회 등 일정을 감안하면 12월1일로 임기를 마감하는 김진태 검찰총장의 후임자는 다음달 말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남은 기간 돌발변수 발생을 배제할 수 없는 데다 청문회 등 검증과정에서도 탈락자가 나온 전례가 있어서 마지막까지 긴장을 늦출 수 없는 레이스가 이어질 전망이다.
○대세냐, 파격이냐

현재 검찰 안팎에서는 김수남 대검찰청 차장(56, 사법연수원 16기)과 박성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장(52, 17기)이 가장 앞서 있다는 평가다. 김 차장은 대검 중수부 3과장과 서울중앙지검 3차장, 서울중앙지검장 등 핵심 보직을 맡으면서 수사와 기획, 공보 등에서 검증을 거쳤다. 특히 수원지검장 시절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의 내란선동 사건을 무난하게 처리한 것이 후한 점수를 받고 있다. 다만 상급기관인 법무부의 김현웅 장관과 서울대 법대 78학번 동기에 사법연수원 동기 사이라는 점이 마이너스로 작용할 수 있다. 박 지검장은 일선 수사 최고사령탑이라는 프리미엄이 강점이다. 스펙이 화려하지는 않지만 책임감이 강하고 강직하다는 평이다. 김 차장과 함께 TK(대구·경북) 출신이며,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대구고 6년 후배라는 점을 플러스 요인으로 꼽는 시각도 있다. 한 부장검사는 “복잡하고 다양한 사건을 잡음 없이 처리하도록 지휘하는 것이 결코 쉽지 않다”고 두 사람에 대한 검찰 내 평가를 전했다.

두 유력주자의 뒤를 임정혁 법무연수원장(59, 16기), 이득홍 서울고등검찰청장(53, 16기), 김경수 대구고검장(55, 17기)이 바짝 쫓고 있다. 임 원장은 유력 후보군 가운데 유일한 ‘공안통’이다.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장과 대검 공안부장 등 공안분야에서 주로 경력을 쌓아 내년 4월 총선 관리에 적임으로 꼽힌다. 이 고검장은 서울중앙지검 컴퓨터수사부장과 첨단범죄수사부장, 대검 과학수사기획관 등을 지내 미래형 과학수사의 적임자로 거론된다. 온화한 성품과 실력으로 조직 내 신망이 두텁다. 김 고검장은 최재경 전 지검장, 홍만표 전 검사장과 더불어 사법연수원 17기 트로이카 시대를 열었던 대표적 ‘특수통’ 검사다. 다만 김 총장과 출신 고등학교(진주고)가 같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된다.

최재경 전 인천지검장(53, 17기)과 김주현 법무부 차관(54, 18기)은 다크호스다. 최 전 지검장은 대검 중수부장과 중수부 수사기획관, 서울중앙지검 3차장 등 특수수사 주요 보직을 모두 섭렵한 데다 대형 사건을 다룬 경험도 풍부해 ‘1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검찰 최고의 칼잡이로 통한다. 대검 중수부장 시절 한상대 전 검찰총장의 중수부 폐지 방안에 반대하며 이른바 ‘검란 사태’의 중심에 섰고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부실 수사의 책임을 지고 옷을 벗었다. 김 차관은 대검 중수부 특별수사지원과장,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장과 3차장 등 핵심요직을 두루 거쳤다. 지난 2월 18기 중 유일하게 고검장에 승진한 김 차관이 총장에 발탁되면 16, 17기 선배 검사들이 대거 옷을 벗어야 한다는 게 부담 요인이다.

○김 총장, 일곱 번째로 2년 임기 채울 듯

검찰총장 2년 임기제는 1988년 12월 처음 도입됐다. 이후 배출된 18명의 검찰총장 가운데 6명만 임기를 제대로 채웠다. 김기춘, 정구영, 김도언, 박순용, 송광수, 정상명 검찰총장이 주인공이다. 채동욱 전 총장이 혼외자 논란으로 중도 하차하면서 바통을 이어받은 김 총장은 깐깐한 훈장 리더십과 강단 있는 행보로 검찰을 안정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다.

김병일 기자 k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