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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즐거운 한가위] "5년 전 우승 퍼터 꺼내들어 슬럼프 극복…첫 메이저 우승, 추석 자랑거리 생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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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향가는 길

    프로골퍼 안신애가 한경 독자 여러분께 한가위 인사드립니다
    [즐거운 한가위] "5년 전 우승 퍼터 꺼내들어 슬럼프 극복…첫 메이저 우승, 추석 자랑거리 생겼죠"
    “누군가 저를 위해 ‘서프라이즈 파티’를 몰래 꾸며준 게 아닐까 할 정도로 우승이 믿어지지 않았어요. 추석 때 가족들이 다 모여서 축하해 주면 진짜 실감이 날까요? ”

    ‘메이저 퀸’ 안신애(25·해운대비치앤골프리조트). 요즘 프로골퍼 가운데 이만큼 팬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는 선수가 있을까. 지난 13일 KLPGA투어 메이저 대회 이수그룹 챔피언십을 제패하자 포털 사이트엔 ‘안신애’ ‘미녀골퍼’ 등이 검색어 1위에 오르는 등 인기가 폭발했다. ‘외모만 챔피언’이라던 비아냥은 ‘골프와 몸매를 다 가진 여자’라는 부러움으로 180도 변했다.

    추석을 엿새 앞둔 지난 21일 서울 강남의 한 스튜디오에서 그를 만났다.

    “완전히 달라졌어요. 안티팬까지 ‘팬으로 돌아섰다’며 축하한다고 하고요. 정말 골프선수는 골프를 잘해야 인정받는다는 걸 확실히 깨달았어요.”

    [즐거운 한가위] "5년 전 우승 퍼터 꺼내들어 슬럼프 극복…첫 메이저 우승, 추석 자랑거리 생겼죠"
    뉴질랜드 국가대표 출신인 안신애는 2009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 데뷔한 그해 신인상을 받아 일찌감치 스타골퍼의 등장을 예고했다. 이듬해에는 2승을 거둬 한국 여자프로골프를 이끌 차세대 주자로 입지를 다지는 듯했다. 하지만 이후 5년간 우승컵을 들어올리지 못하는 등 긴 슬럼프에 빠졌다. ‘골프는 안 하고 외모만 신경쓴다’는 말이 이때부터 나돌았다.

    “프로는 외모는 물론 자기관리에 늘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자신의 건강미를 적극적으로 드러내는 건 나쁘지 않다고 봤거든요.”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난 3월에는 KLPGA 협회 홍보영상을 찍다가 카트에서 떨어지면서 무릎을 심하게 다쳤다. 병원 신세를 지느라 7개 대회를 건너뛰어야 했다.

    “‘나에게 왜 이런 불행이 올까’ 수없이 되묻고, 서운해했어요. ‘골프를 접어야 하나’라는 생각도 많이 했고요.”

    그런데 TV중계로 대회를 볼 때마다 ‘내가 저기에 가 있어야 하는데…’라는 생각이 퍼뜩 들더란다. 부정적인 생각을 내려놓고 부상에서 어느 정도 회복한 지난 5월부터 연습에 몰두했다.

    “퍼팅이 잘 안돼 퍼팅 방식과 그립을 여러 번 바꿔봤지만 기대만큼 성적이 나와주지 않더라고요. 문득 떠오른 게 초심으로 돌아가자는 거였어요.”

    그래서 다시 꺼내든 게 어릴 때부터 좋아했던 일자 퍼터(L자 형태)다. 5년 전 우승할 때도 그 퍼터를 썼다. 감이 다시 올라오기 시작했다. 하루 3~4시간씩 걷기로 체력도 다졌다. 멘탈 트레이닝도 1주일에 두 번씩 받았다. 자신이 추구해온 골프를 멀찍이서 객관화할 수 있게 된 게 가장 큰 변화다. 문제가 보였고 뭔가 일을 낼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생애 첫 메이저 퀸은 그의 표현대로 ‘깜짝 파티’처럼 그렇게 찾아왔다.

    추석은 그에게 명절이라기보다 ‘쉬는 날’에 가깝다. 프로에 데뷔한 이후 주말 대부분을 대회 출전이나 연습라운드 등으로 쉬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번주 대회를 건너뛴 그는 추석에 모처럼 좋아하는 녹두전을 실컷 즐기고 싶다고 했다. 그는 먹는 걸 무척 좋아한다. 그런데도 살찌는 법은 없다. ‘먹은 만큼 걷고 구르기’가 비결이다.

    메이저 퀸으로 처음 맞는 이번 추석은 특별하다. 하지만 모임은 조촐하다. 아버지와 어머니, 삼촌들과 고모 등 6명이 전부다. 그는 “친척들이 해외에 많이 사셔서 한꺼번에 다 모이기 힘들다”며 “언젠간 모든 가족이 다 모여 명절을 쇠고 우승도 축하하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피아니스트를 꿈꾸던 그는 아홉 살 때인 1999년 뉴질랜드에 사는 작은아버지 집에 놀러갔다가 골프를 배웠다. 열일곱 살까지 아마추어 대회에서 여러 차례 우승하며 뉴질랜드 국가대표로 4년간 활동하기도 했다.

    “음악가를 꿈꾸긴 했는데 운동도 좋았어요. 이상하게도 공원만 가면 꼭 울타리 위를 아슬아슬하게 걸어다니는 걸 좋아했는데, 그게 균형감을 익히는 데 도움이 된 것 같기도 해요.”

    그는 승수를 좀 더 쌓아 존재감을 더 분명히 하고 싶단다. 퍼팅감이 올라온 만큼 이 기회를 최대한 활용하겠다는 생각이다. 그의 라운드당 평균 퍼팅 횟수는 지난해 30.81회에서 올 시즌 30.07회로 줄었다.

    ‘예쁜 골퍼’보다 ‘골프 잘 하던 프로’로 기억되고 싶다는 그는 아마추어들을 위한 골프팁을 알려 달라는 질문에 한참 생각하더니 이런 답을 내놨다.

    “국내 유명 그룹 회장님이 잭 니클라우스랑 골프를 치면서 골프 잘 치는 방법을 물었대요. 그랬더니 니클라우스가 ‘헤드업하지 말라’고 했다네요. 평범한 것 같지만 저도 그게 가장 중요하다고 봐요. 프로들도 공에서 시선을 놓치지 않는 연습을 시간 내서 하거든요. 당연한 얘기라 너무 식상한가요?”

    협찬/스튜디오=논현동 스프링데이
    메이크업=차홍 아르더 청담점, 한복=황금침선


    글=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
    사진=김병언 기자 misae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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