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차가 미국 내에서 점유율 경쟁을 하고 있는 폭스바겐그룹의 대규모 리콜 사태 소식에 장 초반 상승세다.

22일 오전 9시16분 현재 현대차는 전날보다 2000원(1.26%) 오른 16만1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기아차도 1.95% 상승한 5만2400원을 나타내고 있다.

미국 환경보호청(EPA)은 지난 21일(현지시간) 폭스바겐이 미국 자동차 배출가스 환경기준을 충족시키기 위해 배출가스저감장치를 눈속임했다며, 이에 해당하는 폭스바겐 디젤 차량에 대해 판매 중단 결정을 내렸다. 이는 배기가스 조작으로 리콜 명령을 받은지이틀 만에 나온 결정이다.

EPA가 판매 중단을 내린 차량은 폭스바겐의 주력 엔진인 4기통 TDI(터보직분사) 디젤엔진을 탑재한 모델로 제타, 비틀, 아우디A3, 골프, 파사트 모델 등 약 48만2000대규모다. 폭스바겐은 올 1월부터 8월까지 미국에서 약 40만3000대를 판매했고 이 중 디젤모델은 25%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폭스바겐그룹의 지난해 순이익은 약 123억달러(한화 14조원)로 이번 리콜 비용, 판매 중단 손실, 배기가스 조작 벌금(최대 21조원)까지 합하면 이를 넘어설 가능성까지 나오고 있다.

그동안 미국 시장에서 점유율 확대를 위해 저가 기조, 인센티브 활용 등의 판매 정책을 펼쳐왔던 현대차그룹이 이번 판매 중단 조치의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이상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내 현대차그룹이 인센티브 지출을 확대하며 점유율을 수성하고 있었다는 측면에서 현대차그룹이 폭스바겐 리콜 영향에 따른 점유율 경쟁완화의 수혜가 가능하다는 판단"이라며 "폭스바겐 리콜이 이머징 시장으로 확대될 경우 더 큰 수혜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