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은 20일 "신은 교회가 가난해지기를 바란다"며 성직자들이 돈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나 빈자와 약자를 돕는 데 더 노력할 것을 주문했다.

열흘간의 역사적인 쿠바·미국 방문 이틀째를 맞은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저녁 쿠바 아바나 성당에서 수백 명의 사제, 수녀, 신학생을 상대로 한 기도회에서 "교회가 가난의 정신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밝혔다고 CNN방송 등이 보도했다.

교황은 "부(富)는 우리를 가난하게 만들고, 우리의 가장 훌륭한 것을 빼앗아버린다" 며 "교회로서는 나쁜 회계사가 좋다. 왜냐면 그들이 교회를 자유롭고 가난하게 만들어줄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성직자들이 가장 작고, 가장 버림받고, 가장 아픈 사람들에게 예산과 관리를 집중하는 것을 잊어버린다면 좋지 않은 결과를 맞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평소 소신대로 '돈의 우상화', '한 번 쓰고 버리는 문화' 등의 자본주의 실태를 비판한 교황은 쿠바의 청년들을 향해 "스스로를 열고 꿈을 꾸라" 며 "당신이 최선을 다하면 이 세상을 다른 곳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는 꿈을 꿔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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