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의회 연설과 유엔총회 연설서 어떤 메시지 던질지 '주목'

프란치스코 교황이 19일(현지시간) 쿠바 수도 아바나에 도착, '화해의 길'을 강조함으로써 열흘간의 역사적인 쿠바·미국 방문 일정을 시작했다.

교황의 이번 순방은 자본주의 초강대국 미국과 공산주의 독재국가 쿠바를 차례로 찾는 것은 물론 창립 70주년을 맞는 유엔 총회까지 참석한다는 점에서 세계인의 시선을 모으고 있다.

그가 과거 아르헨티나의 호르헤 베르골리오 추기경 시절부터 교황이 된 뒤에도 한결같이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 편에서 다양한 사회·정치 문제에 목소리를 높여온 만큼 각국 지도자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던질지 주목된다.

이와 관련, 미국 CNN방송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이번 순방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5가지 핵심 관전포인트를 정리하면서 교황이 쿠바 지도자인 카스트로 형제의 억압적인 통치 스타일을 공개적으로 비판할지를 첫손에 꼽았다.

바티칸 측은 교황이 쿠바에서 정치적으로 도발적인 연설을 하지는 않을 것이며 카스트로 형제가 아니라 쿠바 가톨릭 교회의 믿음을 격려할 방침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CNN은 그러나 과거 교황이 쿠바와 다른 국가들에 "부패한 정권"을 갈아치워야 한다고 촉구한 적이 있다면서 특히 미국의 보수주의자들은 교황이 공산 독재정권도 비판해주기를 은근히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방문길에서는 역대 최초로 이뤄지는 교황의 미국 의회 연설이 하이라이트가 될 전망이다.

CNN은 교황이 평소 '돈의 지배'가 인간성을 말살한다며 자본주의의 폐해를 자주 비판해온 만큼 자본주의 초강대국 미국의 정치적 심장부에서 어떤 '엄중한 꾸짖음'을 던질지가 관심거리라면서 특히 많은 개발도상국들이 이 부분을 주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교황의 미국 의회 연설이 사상 초유의 일인 만큼 교황이 의회에 들어서면서 의원들과 악수를 하며 가벼운 대화를 나눌지, 교황이 연설 중 기후변화나 난민문제 등 미국에서 민감한 정치적 쟁점을 언급할 때 여야 의원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등의 '디테일'도 궁금증을 자아낸다.

이밖에 160여 개국 정상 또는 대표가 모이는 유엔 총회 연설을 통해 각국 지도자들에게 어떤 책임을 일깨울지도 관심거리다.

또 낙태나 동성결혼 등 문제를 두고 분열된 미국 가톨릭계에 어떤 '통합의 메시지'를 던질지, 사제들의 잇따른 성추문 등의 악재로 갈수록 떨어지는 가톨릭의 지지도를 교황이 다시 살릴 수 있을지를 주목해야 한다고 CNN은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inishmor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