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벗는 조준호의 '슈퍼폰'…내달 LG의 반격이 시작된다
“하반기 G시리즈보다 한 단계 위의 제품을 기획하고 있다.”

조준호 LG전자 MC(모바일커뮤니케이션)사업본부장(사장·사진)이 지난 3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밝힌 전략이다. LG전자의 G시리즈는 삼성전자 갤럭시S, 애플 아이폰과 같은 프리미엄 스마트폰이다. 이들 제품보다 성능 디자인 등이 더 뛰어난 슈퍼 프리미엄폰을 발표하겠다는 의미였다.

일명 ‘슈퍼폰’이 다음달 1일 마침내 베일을 벗는다. 후발주자가 의욕적으로 선보이는 제품인 만큼 시장 판도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된다. 삼성전자, 애플 등 쟁쟁한 경쟁자들을 압도해야 위기에 빠진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이 되살아날 수 있다.
베일벗는 조준호의 '슈퍼폰'…내달 LG의 반격이 시작된다
○업계 최초 듀얼 카메라 적용

LG전자는 다음달 1일 서울과 미국 뉴욕에서 신제품 공개행사를 연다는 내용의 초청장을 15일 국내외 언론사와 협력사 등에 발송했다. 초청장에는 ‘그날은 비워두세요(Save the date)’라는 문구와 함께 제작자는 ‘LG’, 감독은 ‘당신(you)’이라고 적은 영화 슬레이트가 보인다.

신제품의 가장 큰 특징은 카메라 성능이다. 스마트폰 업계 최초로 전면에 듀얼 카메라를 적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암시하듯 초청장 배경엔 영사기와 조명을 담았다. 신제품이 사진과 동영상에 특화한 제품임을 의미한다.

듀얼 카메라는 두 개의 카메라가 하나의 이미지를 만든다. 카메라 한 개는 피사체의 초점을 잡고 나머지 한 개는 배경을 촬영한 뒤 합성하는 방식이다. 듀얼 카메라를 적용하면 사진의 원근감 등을 살릴 수 있다. 두 개의 이미지 센서에서 빛을 모으기 때문에 어두운 곳에서 사진을 찍어도 선명하다.

화면 크기는 갤럭시노트5와 같은 5.7인치다. 해상도는 쿼드HD(QHD, 2560×1440), 후면 카메라는 1600만화소다. LG전자 스마트폰 가운데 처음으로 지문인식 기능을 넣었다. 제품명은 ‘G4 노트’ ‘G4 프로’ ‘V10’ 등으로 알려졌다.

○LG전자 스마트폰 구원투수

조 사장은 신제품을 내세워 반격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G3로 입지를 다소 회복하는 듯했던 LG전자 스마트폰 사업은 최근 다시 위기에 빠졌다. 세계 스마트폰시장에서 1, 2위인 삼성전자, 애플과의 격차를 좁혀 ‘의미 있는 3등’이 되겠다는 목표는 표류하는 듯하다. 화웨이 샤오미 등 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이 부상하면서 경쟁이 더욱 치열해져서다. G4의 흥행은 기대 이하였고, 수익성 악화로 이어졌다. 지난 2분기 LG전자 MC사업본부의 성적표는 초라했다. 영업이익이 2억원에 불과했다.

신제품은 조 사장이 작년 12월 LG전자 스마트폰 사업의 재도약을 이끌라는 특명을 받고 MC사업본부장에 임명된 뒤 처음으로 내놓는 제품이라는 점에서도 흥행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LG전자는 신제품 공개 이틀 전인 오는 29일 구글 레퍼런스(기준)폰인 넥서스 신제품도 공개할 예정이다. 구글 최신 운영체제(OS)인 안드로이드6.0(마시멜로)을 세계 최초로 적용한 스마트폰이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