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자자들이 지난달 3조9000억원어치 한국 주식을 팔았다. 이는 2013년 6월의 5조1000억원 이후 2년2개월 만에 최대 규모다.

2013년 6월은 미국 중앙은행(Fed)의 자산매입 축소(테이퍼링·tapering) 우려가 극에 달했을 때였다. 그해 5월 벤 버냉키 당시 Fed 의장은 양적완화 정책의 규모를 점진적으로 축소해야 한다고 발언했었다.

당시와 마찬가지로 지난달 외국인들은 Fed의 움직임에 주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달 Fed가 기준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1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8월 외국인은 한국 상장주식 3조9440억원을 순매도했다. 6월 3890, 7월 2조2610억원 등 3개월 연속 '팔자'다. 상장채권도 2160억원의 순매도로 3개월 연속 순유출이 이어졌으나, 규모는 전달 2조6180억원에 비해 줄었다.

8월 말 현재 외국인 보유하고 있는 금액 기준 상장주식은 405조5340억원으로 전체의 28.4%를 차지했다. 이는 2009년 6월 27.4% 이후 가장 낮은 비중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보유비중은 낮아졌지만, 올 들어 8월까지 외국인은 상장주식 2조160억원을 순매수 중"이라며 "외국인이 많이 보유하고 있는 시가총액 상위종목의 주가가 하락해서 금액 기준 보유비중이 낮아진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지난달 한국 주식을 가장 많이 순매도한 국가는 영국으로 1조2573억원을 팔아치웠다. 룩셈부르크 8854억원, 아일랜드 6497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반면 싱가포르(7017억원) 캐나다(1627억원) 독일(810억원) 등은 순매수 상위국에 이름을 올렸다.

지역별로 유럽에서 3조3078억원의 순매도가 나왔고, 미국은 전달 1조5754억원의 순매수에서 5675억원의 '팔자'로 돌아섰다. 아시아는 7월 2206억원 순매도에서 4652억원의 매수 우위로 전환했다.

국가별 상장주식 보유 규모는 미국이 160조1010억원(외국인 전체 보유액의 39%), 영국 32조8050억원(8%), 룩셈부르크 24조1800억원(6%) 등이었다.

한민수 한경닷컴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