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변하는 경제 상황 속에서 우리 경제계를 대표하는 얼굴들도 하나, 둘 바뀌고 있습니다. 경영방식 역시 자연스레 바뀌고 있는데요.
한국경제TV는 연속 기획으로 지배구조 변화를 겪고 있는 주요 기업 수장들의 리더십을 집중 조명해 봤습니다.
그 첫번째 시간,
새 먹거리 마련을 위한 `선택과 집중`으로 실용주의 노선을 추구하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리더십을 임원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 1987년 회장직에 오르면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일류기업 삼성`을 약속합니다.
`마누라, 자식 빼고 다 바꾸라`는 말로 유명한 `신경영 선언`은 당시 일등 기업을 향한 이 회장의 집념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인터뷰] 이건희 / 삼성전자 회장 (1993년, 독일 프랑크푸르트)
"농담이 아니에요. 마누라, 자식 빼고 다 바꿔봐."
일등 기업의 꿈을 이루고도 이 회장은 `마하 경영`과 `품질 경영` 등 화두를 제시하며 늘 위기론을 강조했습니다.
이렇듯 아버지, 이건희 회장이 강력한 카리스마를 바탕으로 선두에 서서 삼성을 이끌어 왔다면
아들, 이재용 부회장은 일단 `선택과 집중`에 기반한 실용주의 노선으로 그룹 경영에 나선 모습입니다.
약 2조 원 규모에 이르는 방산·화학 사업 매각과 패션과 건설 사업의 합병, 삼성전기 등 계열사 사업 정리가 대표적인 예.
사업과 관련없는 부동산은 물론 심지어 전용 항공기와 헬기까지 팔 정도입니다.
미래가 불투명한 소위 돈 안되는 사업이나 자산은 과감히 접겠다는 전략입니다.
반면 새 먹거리 마련을 위한 투자나 기업 인수에는 거침이 없어 보입니다.
경기도 평택 반도체 공장 건설에 16조 원 투자 결정을 내리는가 하면
바이오와 소프트웨어, 핀테크 사업을 키우기 위해 해외 거물급 인사들을 잇따라 만나 사업 협력을 논의하기도 했습니다.
삼성이 최근 `삼성페이`라는 결제 서비스를 선보일 수 있었던 것도 올 초 미국 기업 `루프페이`를 인수한 덕분입니다.
소통에 있어서도 이 부회장은 아버지, 이건희 회장과 달리 비교적 수평적인 모습입니다.
`메르스 사태` 당시 이 부회장이 대국민 사과에 나선 것도 그룹 수장으로서의 책임과 함께 직접 소통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겠다는 취지에섭니다.
[인터뷰] 김병완 / `이재용의 제로베이스 리더십` 저자
"(이재용 부회장은) 바로 결재하고 바로 (실행)하는 굉장히 유연하다는 것. 개방, 네트워크 그리고 소통, 소통의 리더라고 생각합니다."
세계 일등 기업으로서 더이상 `빠른 추격자`가 아닌 `창조적 리더`가 필요한 삼성,
이재용 부회장이 실용과 소통을 앞세워 `삼성 3.0 시대`를 여는 혁신 작업에 이제 막 발을 내딛었습니다.
한국경제TV 임원식입니다.
임원식기자 ryan@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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