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승절 열병식에 참석한 원로 지도자들 가운데 후진타오(胡錦濤) 전 국가주석이 손을 떨고 있는 장면이 목격돼 건강이상설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3일 베이징 톈안먼(天安門) 성루에서 시진핑(習近平) 주석 오른편에는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과 후 전 주석 등이 현직 지도부들과 나란히 자리를 잡고 열병식을 지켜봤다.

열병식 현장을 생중계한 중국 중앙방송(CCTV)이 열병식 개회 직전 톈안먼 성루에 입장한 전현직 지도자들의 모습을 비춰주는 장면에서 성루에 서 있던 후 주석의 손이 계속 떨리고 있는 모습이 노출됐다.

이후 장면에서는 후 전 주석은 성루 난간을 두 손으로 붙잡고 있었다.

후 전 주석의 평소와 다른 모습에 중국내에서는 건강이상설이 제기되고 있다.

인터넷에서는 파킨슨씨병이나 뇌졸중에 걸린 것 같다는 지적도 나왔다.

72세의 후 전 주석은 지난 6월 19일 차오스(喬石) 전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장의 영결식에 참석한 지 뒤 2개월여만에 다시 공개석상에 모습을 나타냈다.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에서도 누리꾼들은 "나도 그 장면 봤다", "후 주석이 원로 중에서 비교적 어린 편인데 손을 저렇게 떠는 모습을 보니 가슴이 미어진다", "후 주석의 몸이 걱정된다.

건강에 유의하세요" 등의 댓글이 쏟아졌다.

톈안먼 성루에 오른 원로 지도자 가운데 주룽지(朱鎔基) 전 총리도 수행원으로부터 난간을 잡고 있으라는 요청을 받을 정도로 건강이 악화된 모습을 보여줬다.

하지만 한때 사망설까지 나왔던 89세의 장 전 주석은 성루에 입장할 때 수행원의 도움을 받기는 했지만 비교적 건강상태가 양호한 것으로 보여 건재를 과시했다.

중병설이 돌았던 리펑(李鵬) 전 총리도 비교적 건강상태가 양호해 보였다.

이와 관련, 중화권 매체 보쉰(博迅)은 리 전 총리가 강심제 주사까지 맞고 성루에 올랐으며 그의 건강 상태를 우려해 의료진도 대기했다고 전했다.

(상하이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joo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