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국 위기설 확산] 신흥국 기업 짖누르는 달러 빚…통화가치 급락으로 상환 '허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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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새 3배 늘어 3조3000억달러
부도위험, 한 달새 20% 치솟아
부도위험, 한 달새 20% 치솟아
신흥국 기업들이 치솟은 달러화 부채 부담으로 허덕이고 있다. 글로벌 수요 위축 전망과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맞물리면서 신흥국 통화가치가 급락하고 있어서다. 신흥국 통화가치가 떨어지고 달러화 가치가 상승하면 달러 빚 상환 부담은 커진다.
3일 국제결제은행에 따르면 신흥국 기업의 달러화 부채는 최근 10년간 3배 이상으로 급증했다. 미국을 제외한 각국 기업이 안고 있는 달러화 부채는 지난해 9월 말 9조2000억달러(약 1경900조원)로 집계됐다. 신흥국 기업들의 부채가 이 중 36%에 달하는 약 3조3000억달러를 차지했다. 10년 전에 비해 3.3배 늘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전까지만 해도 신흥국 기업 부채가 전체 달러화 부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0%에 못 미쳤다.
신흥국 기업의 달러화 부채가 급증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경기 부양을 위해 미국과 유럽, 일본 등이 대규모 양적 완화를 단행했기 때문이다. 시중에 풀린 막대한 자금은 상대적으로 고수익을 노릴 수 있는 신흥국으로 몰렸다. 미국의 뮤추얼펀드와 헤지펀드, 연기금 등이 신흥국 기업이 발행한 달러화 표시 회사채에 주로 투자했다.
지난달 11일 중국의 기습적인 위안화 평가절하 이후 상황이 달라졌다. 이르면 이달로 예상되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과 중국 증시 폭락 등을 계기로 글로벌 투자금이 신흥국에서 빠르게 이탈하면서 이들 국가의 통화가치가 계속 떨어지고 있다. 말레이시아, 태국 등 신흥국 통화가치는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 이후 최저(달러화 대비) 수준까지 주저앉았다.
신흥국 기업은 대규모 환차손으로 신용등급이 떨어지고 있다.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되면 추가적인 자금 조달은 어려워진다.
신흥국 기업의 부도 위험도 높아지고 있다. 기업들의 부도 위험을 의미하는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지난 8월 한 달간 20% 가까이 치솟았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아시아 외환위기를 겪은 후 대부분 신흥국이 외환보유액을 쌓는 데 주력했다”며 “이 덕분에 정부부문의 위기 대응력은 높아졌지만 급증한 민간부문의 부채가 위험 요인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3일 국제결제은행에 따르면 신흥국 기업의 달러화 부채는 최근 10년간 3배 이상으로 급증했다. 미국을 제외한 각국 기업이 안고 있는 달러화 부채는 지난해 9월 말 9조2000억달러(약 1경900조원)로 집계됐다. 신흥국 기업들의 부채가 이 중 36%에 달하는 약 3조3000억달러를 차지했다. 10년 전에 비해 3.3배 늘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전까지만 해도 신흥국 기업 부채가 전체 달러화 부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0%에 못 미쳤다.
신흥국 기업의 달러화 부채가 급증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경기 부양을 위해 미국과 유럽, 일본 등이 대규모 양적 완화를 단행했기 때문이다. 시중에 풀린 막대한 자금은 상대적으로 고수익을 노릴 수 있는 신흥국으로 몰렸다. 미국의 뮤추얼펀드와 헤지펀드, 연기금 등이 신흥국 기업이 발행한 달러화 표시 회사채에 주로 투자했다.
지난달 11일 중국의 기습적인 위안화 평가절하 이후 상황이 달라졌다. 이르면 이달로 예상되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과 중국 증시 폭락 등을 계기로 글로벌 투자금이 신흥국에서 빠르게 이탈하면서 이들 국가의 통화가치가 계속 떨어지고 있다. 말레이시아, 태국 등 신흥국 통화가치는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 이후 최저(달러화 대비) 수준까지 주저앉았다.
신흥국 기업은 대규모 환차손으로 신용등급이 떨어지고 있다.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되면 추가적인 자금 조달은 어려워진다.
신흥국 기업의 부도 위험도 높아지고 있다. 기업들의 부도 위험을 의미하는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지난 8월 한 달간 20% 가까이 치솟았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아시아 외환위기를 겪은 후 대부분 신흥국이 외환보유액을 쌓는 데 주력했다”며 “이 덕분에 정부부문의 위기 대응력은 높아졌지만 급증한 민간부문의 부채가 위험 요인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