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규 대표 "춤도 경영처럼 소통·혁신이 필수…단원·관객 의견 적극 반영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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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무용계 '블루칩' LDP무용단 이끄는 김동규 대표
4~6일 서울 대학로예술극장서 '호흡곤란' '소셜 팩토리' 등 3편
창단 15주년 맞아 무대에 올려
4~6일 서울 대학로예술극장서 '호흡곤란' '소셜 팩토리' 등 3편
창단 15주년 맞아 무대에 올려
올해 창단 15주년을 맞은 LDP무용단은 한국 현대무용계 최고의 ‘블루칩’으로 통한다. 우선 국내 현대무용단으로는 드물게 두터운 열성팬층을 확보하고 있다. 케이블TV ‘댄싱9’ 시즌2에 출연한 단원 안남근은 개인 팬클럽도 있다. 지난 4월 LG아트센터에서 열린 세 차례 공연은 전석 유료 관객으로 매진됐다. 객석의 절반 이상은 일반 관객이 차지했다. 국내 현대무용 공연의 관객이 대부분 무용계 인사와 무용 전공자인 현실에 비춰볼 때 이례적이다.
LDP무용단은 대중성과 함께 예술성도 높게 평가받아 세계적 무용축제인 베니스비엔날레 무용제 등 해외에서 꾸준히 러브콜을 받고 있다. 6월엔 이탈리아 밀라노페스티벌과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공연했고 오는 12월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에서 초청 공연을 한다.
4~6일 서울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서 열리는 창단 15년 기념공연 ‘15th LDP’를 앞두고 막바지 연습에 한창인 김동규 LDP무용단 대표(35)를 서울 서초동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연습실에서 만났다.
“공연의 주제는 ‘리익스플로어(RE-Explore) LDP’, 즉 LDP의 재탐색입니다. 기존 스타일을 흩뜨려 보고, 무엇을 다르게 할 수 있는지 다시 알아보자는 거죠. 이전과는 달라진 모습을 보일 겁니다.”
2001년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출신 10명이 만든 모임으로 출발한 이 무용단은 이제 출신 학교와 관계없이 선발한 무용수 30명으로 구성된 전문 무용단으로 성장했다. 2003년 입단해 올해 초 대표로 선출된 김 대표는 “성장 비결은 소통과 혁신”이라고 말했다.
“무용 공연도 조직 경영과 마찬가지로 소통과 혁신이 있어야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습니다. 열린 소통으로 단원과 관객이 무엇을 원하는지 파악하고, 이에 맞춰 변화를 유연하게 이뤄내는 게 중요합니다. 소통은 관객과 무용단, 무용수와 안무가가 서로를 이해하고 새로운 예술적 가능성을 탐구하는 바탕이니까요.”
LDP무용단은 그동안 안무와 조직 운영에서 새로운 시도를 잇달아 선보였다. 대표를 단원들이 선출하고, 임기를 2년으로 정하는 등 수평적 조직을 만든 것이 대표적인 예다. 주요 사안은 단원회의를 거쳐 투표로 결정한다. 김 대표는 “민주적인 조직에서 단원들이 생각을 함께 모아야 한마음으로 변화에 동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소통 혁신’은 무대로 이어졌다. 무용수가 연극을 하듯 무대에서 대사를 읊조리거나 노래를 부르기도 한다. 공연 중간에 동작의 의미를 설명하기도 한다. 현대무용을 어려워하는 관객과의 소통을 강화한 것이다.
이번 공연에서도 새로운 시도를 선보인다. ‘LDP 스타일’인 강하고 속도감 있는 동작의 역동적인 무대와는 달리 안무가 각자의 스타일을 살린 신작 세 편을 무대에 올린다. 안무가 야렉 시미렉의 ‘호흡곤란’, 미샤 푸루커의 ‘중얼거림과 흔적’, 소속 단원인 길서영 씨가 안무한 ‘소셜 팩토리’다. 공연 방향과 프로그램을 정할 때 국내외 예술 트렌드와 관객의 의견을 참고했다.
“단원과 관객 모두 강하고 화려한 춤에 익숙해졌다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실험적인 무용 프로젝트를 내세우는 만큼 ‘LDP 스타일’의 울타리에 갇히지 않고 새로운 시도를 해볼 때라고 판단했어요. 미술, 클래식 음악 등 다른 장르와의 협업 공연도 늘릴 계획입니다.”
공연 준비 방식도 바꿔 ‘무용수 무한책임제도’를 새로 도입했다. 무용수가 자신이 춤추고 싶은 작품을 고르고, 연습량과 공연 성패 등에서 자신의 선택에 대한 책임을 스스로 지는 방식이다. 안무가가 무용수를 선택해 공연을 만드는 기존 방식과 정반대다. 단원들의 자발적인 노력을 최대한 끌어내기 위한 시도다.
“공연을 준비한 7~8월은 단원들이 연습에 집중하기 힘든 기간입니다. 날씨도 덥고, 개인 공연과 해외 페스티벌 일정이 많기 때문이죠. 무용수가 직접 작품을 고르면 최선의 무대를 선보이기 위해 스스로 몰입하게 됩니다. ‘연습시간에 늦으면 안 된다’는 규칙을 만드는 것보다 더 효과가 있습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LDP무용단은 대중성과 함께 예술성도 높게 평가받아 세계적 무용축제인 베니스비엔날레 무용제 등 해외에서 꾸준히 러브콜을 받고 있다. 6월엔 이탈리아 밀라노페스티벌과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공연했고 오는 12월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에서 초청 공연을 한다.
4~6일 서울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서 열리는 창단 15년 기념공연 ‘15th LDP’를 앞두고 막바지 연습에 한창인 김동규 LDP무용단 대표(35)를 서울 서초동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연습실에서 만났다.
“공연의 주제는 ‘리익스플로어(RE-Explore) LDP’, 즉 LDP의 재탐색입니다. 기존 스타일을 흩뜨려 보고, 무엇을 다르게 할 수 있는지 다시 알아보자는 거죠. 이전과는 달라진 모습을 보일 겁니다.”
2001년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출신 10명이 만든 모임으로 출발한 이 무용단은 이제 출신 학교와 관계없이 선발한 무용수 30명으로 구성된 전문 무용단으로 성장했다. 2003년 입단해 올해 초 대표로 선출된 김 대표는 “성장 비결은 소통과 혁신”이라고 말했다.
“무용 공연도 조직 경영과 마찬가지로 소통과 혁신이 있어야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습니다. 열린 소통으로 단원과 관객이 무엇을 원하는지 파악하고, 이에 맞춰 변화를 유연하게 이뤄내는 게 중요합니다. 소통은 관객과 무용단, 무용수와 안무가가 서로를 이해하고 새로운 예술적 가능성을 탐구하는 바탕이니까요.”
LDP무용단은 그동안 안무와 조직 운영에서 새로운 시도를 잇달아 선보였다. 대표를 단원들이 선출하고, 임기를 2년으로 정하는 등 수평적 조직을 만든 것이 대표적인 예다. 주요 사안은 단원회의를 거쳐 투표로 결정한다. 김 대표는 “민주적인 조직에서 단원들이 생각을 함께 모아야 한마음으로 변화에 동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소통 혁신’은 무대로 이어졌다. 무용수가 연극을 하듯 무대에서 대사를 읊조리거나 노래를 부르기도 한다. 공연 중간에 동작의 의미를 설명하기도 한다. 현대무용을 어려워하는 관객과의 소통을 강화한 것이다.
이번 공연에서도 새로운 시도를 선보인다. ‘LDP 스타일’인 강하고 속도감 있는 동작의 역동적인 무대와는 달리 안무가 각자의 스타일을 살린 신작 세 편을 무대에 올린다. 안무가 야렉 시미렉의 ‘호흡곤란’, 미샤 푸루커의 ‘중얼거림과 흔적’, 소속 단원인 길서영 씨가 안무한 ‘소셜 팩토리’다. 공연 방향과 프로그램을 정할 때 국내외 예술 트렌드와 관객의 의견을 참고했다.
“단원과 관객 모두 강하고 화려한 춤에 익숙해졌다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실험적인 무용 프로젝트를 내세우는 만큼 ‘LDP 스타일’의 울타리에 갇히지 않고 새로운 시도를 해볼 때라고 판단했어요. 미술, 클래식 음악 등 다른 장르와의 협업 공연도 늘릴 계획입니다.”
공연 준비 방식도 바꿔 ‘무용수 무한책임제도’를 새로 도입했다. 무용수가 자신이 춤추고 싶은 작품을 고르고, 연습량과 공연 성패 등에서 자신의 선택에 대한 책임을 스스로 지는 방식이다. 안무가가 무용수를 선택해 공연을 만드는 기존 방식과 정반대다. 단원들의 자발적인 노력을 최대한 끌어내기 위한 시도다.
“공연을 준비한 7~8월은 단원들이 연습에 집중하기 힘든 기간입니다. 날씨도 덥고, 개인 공연과 해외 페스티벌 일정이 많기 때문이죠. 무용수가 직접 작품을 고르면 최선의 무대를 선보이기 위해 스스로 몰입하게 됩니다. ‘연습시간에 늦으면 안 된다’는 규칙을 만드는 것보다 더 효과가 있습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