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준혁의 '후강퉁 완전정복'<33> 가치투자 안목으로 접근해야할 중국 증시
앙드레 코스톨라니는 세계대전과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말년까지 성공한 몇 안되는 개인 투자자다. 그가 한 말 중 ‘페타 콤플리(fait accompli·기정사실화)’라는 말이 있다. 획기적인 호재라 하더라도 시장에서 기정사실화되면 별 의미가 없어진다는 뜻이다. 이는 악재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개인적으로 최근 중국 시장이 큰 폭으로 하락 한건 중국 경기가 경착륙하거나 중국발 경제쇼크가 올지 모른다는 단순한 우려 때문이었다고 본다. 2분기에 7%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을 보였고, 중국의 관방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여전히 50을 넘는 상황에도 중국에 대한 ‘삐딱한’ 시선이 변하지 않고 있다.

시장가치가 본연 가치보다 낮게 평가되기 시작할 때 소위 가치 투자자들이 매수세로 돌아서게 된다. 이 과정에서 시장이 저점을 잡아간다. 하지만 중국은 가치투자 혹은 장기 투자할 자금이 턱없이 부족하다. 개인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80%를 넘기 때문이다.

이런 모습은 1999년 한국 증시에서도 나타났다. 재미있는 것은 1998년 증시 완전개방 이후 증시는 코스피지수 200선 후반에서 1000선까지 몇 개월 만에 상승했다가 1999년부터는 지수 500선까지 50% 이상 조정을 받았다. 하지만 가치투자로 정평이 난 템플턴은 1999년 10월 증시가 지수 800선을 유지할 때부터 꾸준히 매수했다. 현재 유가증권시장이 많이 조정을 받았음에도 지수 1930선 근방이라는 점을 감안해 보자. 단순히 경제지표가 아닌 개방의 역사의 관점에서 현재 중국에 어떤 투자 마인드로 접근해야 할지 고려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