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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스타일' 삼성…투자·마케팅·인사까지 확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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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잔가지'는 쳐내라
    비주력 분야 잇단 분사·매각…옛 서울의료원 부지 입찰 포기

    마케팅 효과 검증하라
    국제 전시회 참가규모 축소…영국 축구팀 첼시 후원 중단

    채용 방식도 바꿔라
    SW인력 뽑을때 검증 강화…'통섭형'보다 전문능력 우선
    '이재용 스타일' 삼성…투자·마케팅·인사까지 확 달라진다
    ‘이재용(삼성전자 부회장·사진)의 삼성’이 달라지고 있다. 부동산 투자, 마케팅, 인사 전략 등 대부분 분야에서 ‘이건희(삼성 회장) 시대’와 다른 모습을 보인다. 지난 24일 알짜로 꼽혀온 서울의료원 부지 입찰에서 발을 뺀 게 대표적이다. 재계에서는 이재용의 삼성은 실용성과 효율성으로 요약된다고 보고 있다. 잔가지는 치고 핵심사업에 집중함으로써 효율을 극대화해야 한다는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철학이 서서히 구현되고 있다는 시각이다.

    ○부동산 ‘사자’에서 선별 투자전략으로

    삼성은 지난 24일 서울 삼성동 옛 서울의료원 부지 입찰에 응찰했지만, 계약금을 내지 않아 실격됐다. 삼성생명이 2011년 사들인 바로 옆 옛 한국감정원 부지와 연계 개발이 가능했고, 지난해 한국전력공사 부지 입찰에도 나섰기 때문에 ‘반드시 낙찰받으려 할 것’이란 시장 예상과 달랐다.

    김창수 삼성생명 사장은 “사업성이 없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는 얼마 전까지의 태도와는 판이하다. 삼성은 그동안 부동산 투자에 공격적 태도를 견지했다. 2008년 삼성생명의 서울 송현동 미국대사관 숙소부지 매각 사실을 알게 된 이건희 회장이 “부동산 관리가 잘못 이뤄졌다”고 질타한 것이 계기가 됐다. 2010년 그룹 내 부동산 총괄 임원을 교체했다. 2012년엔 부동산 투자를 전담하는 삼성SRA자산운용을 설립했다.

    이후 삼성생명의 삼성동 한국감정원 부지 매입(2400억원), 삼성화재의 관훈동 대성산업 부지 매입(1400억원) 등 서울 시내 노른자위 부동산을 잇달아 사들였다. 삼성의 비업무용 부동산은 2012년 5조9000억원에서 지난해 7조5000억원으로 증가했다. 계열 16개사의 보유 토지는 2008년 3910만㎡에서 지난해 말 4450만㎡로 늘었다.

    올 들어선 달라졌다. 지난 5월 동여의도빌딩을 이지스자산운용에 매각했다. 동교동빌딩은 인베스코에 팔았다. 삼성생명은 서울 종로 수송타워와 종로타워 매각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변화는 ‘잔가지는 치고 핵심사업(전자 금융 등)에 주력하는’ 이 부회장의 경영 스타일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은 2013년 9월부터 핵심사업 외 급식, 방위산업, 화학 등 수익성이 낮거나 규모가 작은 사업을 분사·매각하는 등 사업 구조조정을 하고 있다. 최근에는 주택사업을 정리할 것이란 소문이 나돌기도 했다.
    '이재용 스타일' 삼성…투자·마케팅·인사까지 확 달라진다
    ○마케팅 인사 등 핵심전략도 바뀐다

    전자 금융 등 핵심사업을 영위하는 데 근간을 이루는 마케팅, 인사 전략에서도 변화가 두드러진다. 삼성전자는 최근 전시 전략을 바꾸고 있다. 그동안은 국내외 수많은 전시회에 참여해 브랜드 알리기에 주력했다. 이제는 아니다. 투자자본수익률(ROI)을 기초로 마케팅 효과를 따져 참여 여부와 전시 면적 등을 조정하고 있다.

    다음달 4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국제가전박람회(IFA)부터 참가 규모를 상당폭 줄일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규모의 가전전시회(CES)에도 TV 신제품 등을 출품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는 전언이다. 플래그십 스마트폰을 출시할 때마다 실시하는 대규모 언팩행사도 효과를 검증하는 분위기다.

    스포츠 마케팅도 축소하고 있다. 지난해 영국 프리미어리그 축구팀 첼시와의 후원계약을 끝낸 게 대표적이다. 첼시 후원은 올림픽 스폰서와 함께 가장 중요한 스포츠 마케팅 수단이었다. 국내에서도 지난해 K리그 클래식 수원삼성의 운영 주체를 삼성전자에서 제일기획으로 바꾸는 등 비용을 줄이고 마케팅 효과를 높이는 방향으로 스포츠단 운영 방침을 바꾸고 있다.

    인사 및 채용에서도 변화가 나타난다. 삼성전자가 최근 소프트웨어 및 디자인 인력 확충에 중점을 뒀다. 2011년 7월 이 회장이 “소프트웨어, 디자인, 서비스 등 소프트기술의 경쟁력이 중요하다”고 주문한 뒤 삼성은 소프트웨어 인력 비율을 연구개발(R&D) 인력의 70%까지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2013년 5월엔 소프트웨어 인력을 매년 2000명씩 채용해 5년간 1만명 이상을 추가 고용하기로 하는 한편, 인문계 전공자까지 뽑아 소프트웨어를 가르치는 ‘삼성 컨버전스 SW 아카데미’도 도입했다.

    최근엔 달라졌다. 소프트웨어 직군을 대상으로 내부 역량테스트를 하는 등 구조조정 준비를 하고 있다. 지난해 말 소프트웨어 개발을 총괄하는 국내 미디어솔루션센터(MSC)를 해체한 것도 그 일환이다. 올 하반기 채용부터는 소프트웨어 직군 지원자는 역량테스트를 치러야 한다. 통섭형 인재보다 당장 써먹을 수 있는 전문성 있는 인재를 뽑겠다는 취지다.

    삼성전자는 또 20년간 유지돼온 현 직급체제와 평가, 승격제도 등을 포함한 인사제도를 대폭 개편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변화는 이 부회장이 지난 5월 삼성생명공익재단·삼성문화재단 이사장에 오른 것을 계기로 가속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재계 관계자는 “이건희 회장은 디자인 소프트웨어 브랜드 마케팅 등 당장 돈이 안 되더라도 길게 보고 투자했는데, 이 부회장은 경제적 부가가치(EVA) 등 수치를 중심으로 경영을 챙기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이 부회장으로 사실상 승계가 이뤄졌다고 볼 때 앞으로 상당한 변화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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