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투자자들이 주가지수와 연계된 금융투자 상품을 공격적으로 사들이고 있다. 외국인들의 순매도로 코스피지수가 1900선까지 밀려난 현시점을 ‘저가 쇼핑’ 기회로 판단한 것이다. 증권가에서도 코스피지수가 ‘바닥’에 근접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코스피 흔들리자…개인투자자들, 펀드·ETF로 '착지'
○“지수 바닥권 도달”

18일 코스피지수 종가는 전날보다 0.62% 떨어진 1956.26이었다. 개인투자자들의 매물이 오후장 들어 집중되면서 지수가 하락 반전했다. 이날 개인투자자들이 유가증권시장에서 순매도한 물량은 988억원어치다.

코스피 흔들리자…개인투자자들, 펀드·ETF로 '착지'
하지만 상장지수펀드(ETF) 시장 분위기는 주식 현물 시장과 딴판이었다. 개인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코스피지수 등락폭의 두 배를 추종하는 상품으로 강세장에서 유리한 KODEX레버리지였다. 이날 하루 순매수액이 150억원어치에 달했다. 코스피지수와 정반대로 움직이는 KODEX인버스의 순매수액(6억원)을 20배 이상 앞지르는 수치다.

개인투자자들은 코스피지수가 2000선 아래로 떨어진 지난 11일부터 18일까지 레버리지 ETF를 꾸준히 사들이고 있다. KODEX레버리지는 13일 하루를 뺀 4거래일 동안 개인 순매수 ETF 1위 자리를 지켰다. 이 기간 누적 순매수액은 1470억원으로, 개인투자자들의 유가증권시장 전체 순매수액(1038억원)보다 많았다. 13일엔 개인투자자들이 KODEX레버리지(9억원 순매도)와 KODEX인버스(24억원 순매도)를 모두 팔아치웠지만 레버리지 상품 순매도액이 더 적었다.

주식형 펀드시장에서도 인덱스(지수 추종형) 상품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펀드 평가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1주일 동안 국내주식형 펀드로 들어온 자금 5124억원 가운데 4071억원이 인덱스 펀드로 유입됐다.

○“조만간 2000선 회복할 것”

증권 전문가들은 코스피지수가 더 떨어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외국인 자금의 이탈 속도가 둔화되고 있는 만큼, 지난주와 같은 급락장은 없을 것이란 예측이다. 상장사들의 이익이 지난해보다 조금이나마 개선됐다는 것도 ‘코스피지수 바닥론’을 지지하는 근거로 꼽힌다.

서동필 흥국증권 투자전략 담당 이사는 “올해 상장사 이익이 지난해보다 5~10%가량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코스피지수가 1950선 안팎이었던 연초에 비해선 지수대가 5% 이상 오르는 게 정상”이라고 말했다. 현 시점에서 적정 코스피지수는 아무리 낮게 잡아도 2000 정도라는 분석도 많다.

하지만 코스피지수 저점을 예단하긴 이르다는 분석도 있다. 중국 정부가 위안화 가치를 더 떨어뜨리고, 미국이 예정대로 기준금리를 올리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현재 지수가 바닥이라고 단정하긴 힘들다”며 “악재가 중첩되면 코스피지수가 1900선 밑으로 내려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